* 도보여행

12/8일, 신도, 시도, 모도

*바다향 2010. 12. 9. 10:45

           시간 넉넉하게 잡고 나섰다고 생각했는데

전철을 세번씩이나 갈아면서 여의나루에 도착하니 8시55분,

헉헉거리며 계단을 올라 3번출구로 나서니 이미 뻐스가 도착되고

기다리고 섰던 사람들이 하나 둘 타고 있었다.

제일 뒤로 내가 타면서 뻐스 출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날씨 예보가 있었듯이..

죽전에서 타고 오는 은경이랑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보니

잔뜩 흐려있던 하늘에서 드뎌 눈발이 날린다~

내게는 첫눈~!

야~오늘 도보 완전 대박 이겠다~!!ㅋ

 

영종도의 북쪽에 나란히 떠 있는 섬...신도, 시도, 모도 

세 개의 섬이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삼형제 섬이라고도 불리우는 그 섬에

가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보통은 신도,시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도를 걷는 순서로 진행을 하지만

우린 거꾸로 막내인 모도부터 시작한다.

 

삼목선착장...

영종도의 북쪽에 나란히 떠 있는 섬...신도, 시도, 모도..

버스에서 내려 바닷풍경을 감상한다.

눈 내린 바닷가...

수묵화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잿빛 바닷가...

하얀 모자를 쓴 나무 위를 날으는 비행기~

떠나고 돌아옴이 사람의 맘처럼 되는 건 아니지만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안고 돌아오거나 혹은 떠나왔거나......


 


삼형제 섬의 맏형격인 신도 선착장에 내리면 막내섬 모도까지 버스로 이동~


 


 


 


이렇게 백설기처럼 새하얗고 보드라운 눈을 뽀드득 거리며..


 


두 개의 연도교를 건너 도착한 모도의 배미꾸미 해변....


 


 


배 모양으로 생긴 섬 '모도'

섬의 이름은 옛날에 한 어부가 이 근방에서 고기잡이를 하였는데 고기는 잡히지 않고 띠만 걸려

띠 모(茅)자를 써서 모도라 불렀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하지만, 섬 이름이 무색하게 섬 주위로 낚시터가 잘 형성되어 있는데,

숭어, 망둥어, 우럭, 붕장어 등이 잘 잡힌다고 하니 정말 아이러니다.


 


배 밑구멍처럼 생겨서 고기가 잘 잡히는 해변이래서 배미꾸미인가?

이런 배미꾸미 해변에 조각공원이 들어서니 배미꾸미 조각공원이라 불리운다고 한다.


 


최고의 감성작가라 불리우는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 100여점이

해변 카페에 전시되어 있는 이 곳 배미꾸미......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초현실계열 작품들이라

우리나라 여느 조각공원과는 확실하게 차별화가 된다니 자!...지금부터 돌아보자.


 


초입부터 범상치 않은 작품들이 눈에 띄더니만..쪼메 거시기한<?> 작품들도 꽤 있는 듯 하다.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작은 설명이라도 있었다면 감상과 이해가 훨 쉬웠을것 같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저들끼리 몸을 부딪쳐 내는 소리가 있을듯...


 


폐선,

 바닷가에 가면 폐선 한 두척쯤은 흔히 볼 수 있지만많은 조각작품들 속의 폐선은 참 특별한 느낌이다..



 

소라......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우연히 들여다 본 소라 껍질 속.....

'나의 귀는 소라......바다 소리를 그리워 하오'


 


'바다는 모도를 섬으로 고립시킬 생각이 없었고,

모도 또한 바다의 품에 안기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여기에 왜 서있나?'

 

글쎄......난 왜 여기에 서 있을까?

ㅎ그 이유는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자.

왜? 우선은 인증샷도 해야하고 행렬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까..

 


어머니? 여자? 그리고 아기...그 몸을 감싸고 있는 뱀..

작가는 '원죄'를 표현하고자 했던것일까?


 


 


 


 


 


 


 


 


 


 


 


험한 바다...사나운 파도와 싸우며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신섬 사람들의..

아니 섬 사람들의 아버지..아버지의 아버지..어머니..그 억척스런 손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추운 바닷가에 너무나 편안히 앉았다는..


 


 


 


물 빠진 바닷가에서 열심히 굴도 따보고..

자그락 거리는 돌을 밟고 서 본다.


 


 


컴컴해진 하늘은  다시 눈과 비가 섞여 내리기 시작했다


 


쓸쓸한 바닷가......

한 여름 정신없이 북적댔을 해변은 한 무리의 행렬이 지나간 후 다시 고요속에 잠긴다.


 


거친 눈보라도 막을 수 없는 우리의 걸음, 변덕스런 날씨는 그렇게 우리의 걸음을 훼방놓으려 하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동행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제방을 걸으며 사진을 이야기하고...그리고 걸음을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시도로 넘어가는 연도교에 다다른다.


 


시모도 연도교......

우리 인생도 때때로 이렇게 다리를 건너곤 한다.


 


어떨 땐 매서운 파도가 몰아치는 험난한 바닷길을 가기도 하지만

때론 잔잔하고 고요한.....세상의 모든 것을 품어주는 넓은 바닷길을 가기도 한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저마다의 마음과 그들 마다의 수많은 땀과 노력..그에 따른 결과...


 


그러기에 힘들고 고단하지만 모두들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뇌하고...반성하며...


 


시모도 연도교 옆 작은 바위언덕, 세상을 향해 뛰어 오르기도 하고..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하는......바다는 그렇게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다.


 


시모도 연도교를 건너 낮은 언덕을 오른다.


 


 


그리고 예쁜 집들이 있는 마을길로 들어선다.

파 밭.....그 너머로 예쁜 집의 빨간 지붕이 이색적이다.


 


드라마 '풀 하우스' 와 '슬픈 연가'의 셋트장이 있는 수기해변으로 가는 길...


 


지나는 길에 억새가 그득하여...


 


 


 


팬션 옆으로 들어선 길...

잔설이 남아있어 푸른 대나무와의 조화가 새롭다.



 

솔 숲으로 들어서고..


 


이끼 낀 소나무 밑둥으로 말라 비틀어진 낙엽들..


 


전망대까지 350m...


 


전망대 이정표를 보고도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눈 앞으로 다가온 전망대......와우!


 


소나무와 잡목 사이를 뚫고 지나와 이렇게 멋진 바다 위 전망대가 있었다니...


 


 


 


 


 


전망대에서 멋진 바닷풍경을 감상하고 이제 수기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굴을 따는 섬 아낙......갯바위엔 굴이 다닥다닥 영글어있다


 


그 바다가 그 바다지, 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참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볼거리가 풍성한 해변길...그리고 마치 밭을 일궈놓은 듯 광활한 뻘.


 


 

 


'풀 하우스' 셋트장이 보인다.

모래밭위의 발자국......

셋트장까지 이어진 이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지은과 영재의 아옹다옹 신혼생활이 깨소금향처럼 묻어나올 것 같다.

철없는 젊은 부부의 신혼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집이다.

그 느낌은 그냥 상큼하다..발랄하다...?


 


 


 

 

갯바위 산책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이 길을 걸을 수 없다지만 하늘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허락하신 것 같다.


 


 


 


갯바위 산책로를 지나 이제 '슬픈 연가'의 셋트장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곳이 바로 '슬픈 연가'의 두 주인공 혜인 과 준영의 슬픈 사랑을 그린 집이다.

제목처럼 가슴 아린 슬픈 사랑......


 


이제 예약해 둔 식당으로 가는 길....


 


지금은 예전과 달리 '생태계의 보고'라 인식 되어지고 있는 갯벌...

많은 생물들이 자라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먹이사슬의 여러가지 현상들..


 


덩그러니 버려진 목선...


 


 


그리고 염전


 


이곳은 무엇을 양식하는 곳일꼬?


 


 


또랑의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너니 소공원...


 


아까 보았던 예쁜 지붕의 하얀 팬션과 논이랑...

시도를 한 바퀴 돌아온 셈이다.


 


 


 


식당 앞 작은 화단의 가을국화...

무서리에 시들어가도 그 빛깔만은 잃지 않았다.


 


 


때는 2시..늦은점심인 탓에 소박한 방상이였지만 맛나게 정신없이 먹고

서둘러 부른 배 부여잡고 길 위로 나선다

 

이제 삼형제 섬의 맏형 신도...그 하나만을 남겨두고 신시도연도교다.


 


식곤증에 다리가 무거워진 걸까?터벅터벅 조금은 지친듯 연도교를 건넌다.


 


물이 차오르고 있는 바다...

그 위에 갯바위가 물그림자를 드리워 예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신시도 연도교를 건너 구봉산으로 향하고..


 


구봉산...

걷기코스로는 단연 으뜸이라는 구봉산 산책 임도로 올라선다.


 


언덕위에 하얀 집.....



 

고라니의 단거리 경주를 감상하며 모퉁이를 돌아간다.


 


그러더니 길은 이내 산 위로 이어진다

오르고 또 오르면..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한다더니......


 


식사 후 바로 올라가는 산길은 가파라서가 아니라 배가 불러 힘들다

임도....


 


알고는 있었겠지만 언젠지 모르게 모르게 잊어버린 열매의 이름들..



 

 


 


아까 산 아래서 보던 하얀 눈길....

이 곳이 그곳인가보다.

 

그러고보니 그새 꽤 많이 올라왔나보다.

잔설이 얼어붙은 임도...적당히 미끄러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성지 약수터...인적없는 겨울 산길의 약수터...

그러나 을씨년스럽거나 황량하거나 그렇진 않았다.


 


굽이굽이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후두둑!!

빗방울인지 싸락눈인지...



 

그렇거니~~~하고 걷다보니 구봉정이다.


 


구봉정에 다다르니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한 순간 세상이 온통 먹구름속에 갇혔다.


 


 


4월의 구봉산 임도는 벚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길이요~,

6월의 구봉산 임도는 버찌가 탐스럽게 식탐을 자극하는 그런 향기나는 길이라 한다

그렇게 멋진 길을 눈보라에 쫓겨 이렇게 서둘러 내려서고나니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남는데,

나뭇가지의 모과열매 하나가 그나마 "어머나?"하는 반가움을 선사한다.


 


캄캄해진 하늘은 이내 소낙비 퍼붓듯 눈보라를 퍼붓는다.


 


그렇게 쫓기듯 내려선 길...덕분에 좀 이른 시간에 신도 선착장을 떠난다.

심술궂은 태양은 우리의 뱃길을 배웅하듯..


 


 

 


서쪽으로 기우는 태양을 마지막 풍경으로 신도,시도, 모도.. 섬 안의 하루는 저물었지만,

나의 맘 속에는 또 하나의 획을 긋는 행복 이었다.


 


섬 3개가 전부 다리로 연결되여서 편히 오고갈수 있어 쉽게 다녀올수 있었다

페리호에 버스를 싣고 도선함으로 육지나 다름없이 다녀온 여행도보,

눈이 내려진 산길.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는 바다와 갯벌길,

 

여름에 우중도보가 즐거웠듯이..

이날 눈비를 맞으며 걸었던것도 역시 즐거웠었다.

그것은 나 혼자가 아닌 함께였었기 때문에 가능했었고  

함께했던 모든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더구나 이렇게 남겨지는 사진의 고마운 점은 얼핏 보고 지나간 곳,

꼭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을 먼훗날 기억이 아스라해질때쯤,

행복한 그리움으로 펼쳐볼수 있지 않을까싶다...

'* 도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12.22- 철원 한여울길을 걷다.  (0) 2010.12.23
12/22 철원 한여울길~  (0) 2010.12.23
그리고, 청와대와 칠궁..  (0) 2010.12.08
12/7일, 북악스카이웨이에서~광화문까지  (0) 2010.12.08
11/4일~ 옥산저수지  (0) 201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