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정보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바다향 2017. 1. 2. 22:30

유럽을 여행하는 방법은 많다.

특히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여정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그려내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은 벨기에의 브뤼셀로 들어가 독일과 룩셈부르크를 거쳐 프랑스 파리에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자칫 일반적인 유럽 여행이 될 수 있는 동선이지만 여기에 특별한 '스톱오버'가 전체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중동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광활한 사막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카타르에서의 '스톱오버 투어'는

새로운 느낌의 유럽 여행을 연출하게 한다.


1 벨기에 브뤼셀의 골목길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

2 야경이 더욱 아름다운 그랑플라스는 브뤼셀의 상징과도 같다

3 젊은이들의 낭만으로 가득한 하이델베르크




또 하나의 목적지Doha 도하


늦은 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 즈음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하는 온통 모래빛깔이다. 땅도 건물도 모두 사막을 닮았다.

그 옆으로 넘실거리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가 마치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 유럽으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엄지손가락 모양으로 툭 튀어나온 카타르는 작은 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기도 정도이며, 인구는 외국인을 합쳐도 200만 명에 불과하단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카타르를 무시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자그마치 152억 배럴의 원유와 5,700조 배럴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부자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척박해 보이는 땅에서 2006년 아시안게임이 개최됐고, 2022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도하의 거리로 나서면 이슬람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부국으로서의 자신감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웨스트베이 지역에는 우후죽순처럼 마천루들이 솟아오르고,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은 하나같이 고급 승용차들이다.

건너편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 지역은 마치 미래 도시처럼 사막 한가운데 비현실적으로 떠 있는 것만 같다.

이슬람 전통 복장을 한 이들이 값비싼 스포츠카를 끌고 도하시티센터(도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몰)로 달려와

명품 쇼핑을 하는 풍경은 이국적이라는 표현만으론 부족할 지경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매력은 역시나 가장 카타르다운 것에 있었다.

'올드 수크Old Souq'라 불리는 재래시장에는 중동의 색채가 담뿍 묻어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네들의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채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여유롭게 물담배를 피우거나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시커먼 천으로 온몸을 휘감고 장을 보러 나온 이슬람

여성들이 어우러진다.

이름 모를 향신료가 코를 간질이고, 원색적인 양탄자는 올라앉으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용잡화에서부터 앵무새와 토끼 등 애완동물과 고풍스러운 골동품까지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올드 수크와 함께 도하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바로 '사막 사파리 투어'이다.

사륜 구동 SUV를 타고 도하에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광활한 모래사막이다.

사막에 진입하기 직전,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에서 바람을 조금 빼면 준비 완료.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사막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거대한 파도와도 같은 사구를 달리는 차는 위아래로 숨 가쁘게 출렁거린다.

차가 뒤집힐 듯한 아찔한 상황을 수도 없이 연출해내면서도 운전기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경사가 80도에 가까운 사구 정상에서 추락하듯 달려가는 데에 이르면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요동치던 차를 멈추고 사막 한가운데 내려서면 작렬하는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이 눈을 아련하게 한다.

그리고 사막 끝에 드러나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는 사막과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붙잡는다.

숨 막히는 사막의 더위를 깜빡 잊을 만큼 장관이 아닐 수 없다.


T clip.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사막 사파리 투어


4륜 구동 SUV를 타고 카타르 남쪽 사막을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65달러, 4명은 1인당 55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도하 시티투어가이드를 겸한 한국인 운전자와 승용차를 타고 올드 수크, 매시장, 웨스트베이 등 도하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75달러, 4명은 1인당 63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카타르 비자는 공항에서 신용카드(30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다.

문의 페가수스코리아(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 예약 대행사) 02-733-3441



1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는 마치 신기루 같다

2 상상력을 자극하는 올드 수크의 양탄자들

3 이슬람 전통복장을 한 공예품들이 지갑을 열게 한다

4 사막에서 바라본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



카타르항공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기점으로 하는 카타르항공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낯선 항공사이다.

하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한국인 승무원이 배치되어 있어 언어에 따른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며, 쇠고기와 닭고기로 구성된 메인 요리는 한식

스타일로 조리되어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또 여유로운 좌석이 비행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98대의 항공기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10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도하를 경유하여 유럽 25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어 유럽을 여행하려는 한국인들에게 편리하다.


항공 리서치 전문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6개뿐인 5성급 항공사인 만큼 기내 서비스도 수준급이며,

경쟁력 있는 요금도 매력적이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고객이라면 도하국제공항의 '프리미엄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9,0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지난 2006년 완공한 프리미엄 터미널은 여느 항공사 라운지에서 맛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줄을 설 필요 없이 별도의 체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스파, 수면실, 샤워실,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경유지 도하에서의 스톱오버 프로그램은 덤이다.


문의 카타르항공 02-3708-8571,www.qatarairways.co.kr


유럽연합의 작은 거인Brussels 브뤼셀.


카타르 도하를 뒤로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도착한 곳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이에 자리한 벨기에는 처음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스쳐가거나 건너뛰는 작은 나라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가 그랬던 것처럼 벨기에 역시 남다른 저력을 발휘하는 국가이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가 브뤼셀에 자리잡고 있어 벨기에의 수도뿐 아니라 유럽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수준에 있어서도 여느 유럽 국가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와플, 초콜릿, 맥주 등 벨기에의 먹을거리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며, 최근 할리우드 극장판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도 벨기에에서 태어나 세계로 뻗어나갔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그랑플라스Grand-Place'는 브뤼셀의

상징으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벨기에로 이끈다.


그랑플라스로 이어지는 구시가지의 풍경은 예스러움과 현대인들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거리의 악사들은 흥겨운 음악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사람들은 과일과 시럽을 잔뜩 올린 와플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초콜릿 가게와 거리 곳곳에 세워진 조각들에 한눈을 팔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광장에

다다르게 된다.

1998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대광장, 즉 그랑플라스이다.


직사각형의 그랑플라스를 둘러싸고 있는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은 정교한 조각품을 떠올리게 할 만큼 화려함을

자랑한다.

시청사, 왕의 집, 길드하우스 등 건축물 대부분이 15~17세기에 지어진 것들로 광장 한가운데 서 있으면 중세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96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시청사이다.

그랑플라스의 건축물 가운데서도 가장 섬세한 외벽 조각으로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첨탑 꼭대기에는 브뤼셀의 수호천사인 미카엘 대천사가 황금빛으로 조각되어 있다.


시청사 옆길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브뤼셀의 또 다른 상징인 '오줌싸개 동상(마네캥-피스Manneken-pis)'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으로 먼저 동상을 본 여행객들이라면 "애걔!"라는 실망스런 감탄사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크기는 60cm에 불과한 데다, 여느 유럽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조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거만한 자세로 오줌을 누고 있는 이 꼬마 녀석에 얽힌 이야기는 자못 대단하다.

프랑스 군대가 브뤼셀에 불을 질렀을 때 이 꼬마가 오줌을 누어 불을 껐다고 하며, 14세기에 한 제후의 왕자가 오줌을 누며

적군을 모욕한 것이 모델이 되었다고도 한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오줌싸개가 벨기에의 '수호 꼬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오줌싸개 동상은 수차례 약탈당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단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벌거벗은 꼬마의 옷이 수백 벌에 달한다는 것.

외국 정상들이 브뤼셀을 방문할 때마다 선물한 옷들로 그랑플라스의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꼬마의 옷 중에는 한복도 있다고.



1 그랑플라스 시청사의 섬세한 외벽 조각

2 벨기에에 왔다면 와플은 꼭 맛봐야 한다 3 오줌싸개 동상 앞에 모인 여행객들


T clip. 벨기에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것이 바로 '와플'이다.

와플이란 이름은 독일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원조는 벨기에이다.

벨기에 와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벨기에 수도 이름을 딴 '브뤼셀 와플'과 동부 도시의 이름을 딴 '리에주 와플'이 그것이다.

브뤼셀 와플은 바삭바삭하고, 리에주 와플을 부드러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그랑플라스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와플 가게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바나나, 딸기, 크림, 초콜릿 시럽 등 상상을 초월할 만큼 푸짐한 토핑을 올린 와플은 여행 중 간식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1~3유로 정도.



웅장한 자태에 반하다 Ko"ln 쾰른


벨기에 브뤼셀에서 동쪽 국경을 넘어 독일의 쾰른으로 달려간 이유는 단 하나,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 157m의 높이로 솟아 있는 두 개의 첨탑은 웅장하다 못해 압도적이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1996년 유네스코는 '인류의 창조적 재능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쾰른 대성당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쾰른 대성당이 지어진 것은 1248년부터이다.

1164년 한 대주교가 동방박사 세 명의 유해가 담긴 성물함을 가져왔고, 이를 안치하기 위해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사가 중단된 시기도 있었지만, 1880년 완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650년에 이른다.

이 때문에 건물 외벽의 색깔이나 석질이 조금씩 다른 것도 눈에 띈다.

완공 이후 188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며, 현재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과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첨탑이 서 있는 서쪽 입구로 들어서면 아치형의 중앙 회랑이 144m의 길이로 소실점을 그리며 뻗어나간다.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는 약 43m이며, 기둥에 조각된 석상들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고 예수의 열두 제자들이다.

좌우 창가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신비롭기까지 한 성당 내부에 서면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게 된다.


젊은 낭만의 도시 Heidelberg 하이델베르크.


룩셈부르크로 들어가기 전 들른 도시는 독일 남서부에 자리한 낭만의 도시 하이델베르크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네카어 강을 따라 달리던 차가 하이델베르크에 들어서자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과 도도히 흐르는 옥빛 강물 그리고 크고 작은 광장을

연결하는 고풍스러운 하우프트 거리 등이 방문객들을 낭만 여행으로 이끈다.


하이델베르크는 인구가 10여 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이 가운데 대학생이 약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1386년에 설립돼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꼽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이 있기 때문.

수백년의 세월 동안 학구열을 불태운 이 도시는 칸트, 괴테, 야스퍼스 등 세계적인 학자와 문학가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네카어강을 건너 독일의 유명 철학자들이 즐겨 걸었다는 '철학자의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골똘히 사색에 잠기게 된다.

하이델베르크가 '대학도시'로 불리는 까닭이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 중간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하이델베르크 고성'이 눈에 들어온다.

세모꼴에 울긋불긋한 마을 지붕들 너머로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 고성은 하이델베르크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13세기에 축조되기 시작한 하이델베르크 고성은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주를 거치며 파괴되고, 복원되고, 증축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형식의 건축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기도 하다.

고성에 오르면 종탑, 성문탑, 루프레히트 궁, 프리드리히 궁 등 여러 건물들이 있는데, 30년 전쟁과 왕위계승전쟁을 거치면서

훼손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고성의 아름다움은 세월 속에서 더욱 여물어 여행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Luxembourg 룩셈부르크.


파리로 향하는 길에 방문한 룩셈부르크는 유럽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힘들 만큼 작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끼여(?) 있는 듯한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르고뉴가,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네덜란드, 프로이센의 지배를 받아오며 중세 400년 동안 파괴와 복원이 되풀이됐다.

룩셈부르크 독립의 꿈은 1839년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지금은 유럽재판소, 유럽의회 사무국 등이 룩셈부르크에 자리하고 있어 브뤼셀과 함께 EU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외침에 대항해 단단한 방패를 들듯, 높은 성벽과 포대가 완고하게 도시를 두르고 있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와도 같은 형국이다. 가장 유명한 성채는 '복포대Casemates Du Bock'이다.

군사적 요충지는 전망 또한 좋기 마련이어서 복포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알제트 운하가 회색지붕들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고, 숲과 마을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룩셈부르크의 지난했던 역사를 잠시

잊게 한다.


1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황금의 여신상이 있는 '헌법광장Constitution Square'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장관이다.

페트루세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그 중간 즈음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아돌프다리Pont Adolphe'가

멋들어진 아치를 자랑한다.

1903년에 완공된 아돌프다리는 높이 46m, 길이 153m에 이르는 석조 다리이다.

건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치교로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헌법광장에서 길을 건너면 '노트르담대성당Notre Dame Cathedral'이다.

유럽의 여느 성당들과 비교하면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단정하고 간결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성모마리아 조각이 중심에 있는 파사드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단아한 외관과는 달리 화려하고 장중한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테인드글라스와 파이프오르간 그리고 벽면과 기둥의 정교한 조각들이 반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유럽의 문화 수도Paris 파리


이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 파리는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훌륭한 장소였음에 틀림없다.

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빠질 수 없는 곳일 뿐더러 몇 번을 방문한다고 해도 질릴 리 없고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완공된 에펠탑은 여전히 파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었고,

세계 최대의 개선문으로 꼽히는 에투알 개선문의 당당한 자태는 변함이 없었다.


세계 각국의 유물과 미술품으로 가득한 루브르박물관과 19세기 인상파 작품들로 유명한 오르세미술관 역시 파리를 방문했다면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유람선을 타고 센강을 따라 명소들을 둘러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파리 여행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뤽상부르공원Jardin du Luxembourg'과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이었다.


여행의 마지막인 만큼 여유로운 휴식과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로 했던 것.

뤽상부르공원은 1615년 건축된 뤽상부르 궁전에 딸린 프랑스식 정원이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며,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로 잘 알려져 있다.

화창한 날씨라면 뤽상부르공원은 온통 일광욕을 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공원 곳곳에 놓인 벤치와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햇볕을 만끽한다.

스케치북에 공원의 모습을 담는 젊은 미술학도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그늘진 숲길과 넓은 잔디밭, 수많은 조각상들과도 조우하게 된다.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을 들고 햇볕 다사로운 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 보자.

짧은 시간이지만 파리지앵이 되어 보는 것이다.


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몽마르트르는 그 이름만으로도 낭만이 흘러넘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꼭대기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하얗게 빛나고, 계단 옆 잔디밭에는 햇볕에 취한 사람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있다.

언덕의 높이는 130m에 불과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오른편으로 가면 에펠탑까지 조망할 수 있다.

언덕 한쪽에는 거리의 화가들이 예술의 향기를 뿜어낸다.

여행객들과 그들의 초상화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그려내는 화가들은 몽마르트르의 고유한 풍경이다.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나 와인을 음미하며 이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은 한 잔이면 족하다.

몽마르트르의 독특한 분위기에 먼저 취하기 마련이니까.



1 숲과 마을 그리고 알제트운하가 장관을 이루는 복포대

2 마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

3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는 화가

4 룩셈부르크의 노트르담대성당의 외관은 단정하고 간결하다

5 헌법광장에서 바라본 아돌프다리

6 뤽상부르공원은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다

7 샹젤리제 거리를 오가는 파리지앵들

8 센강에서 바라본 에펠탑과 파리시내의 야경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타르항공www.qatarairway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