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정보

5월에 걷기 좋은 길

*바다향 2014. 5. 7. 16:55


여행지에서 자동차 타기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다.

볕 좋은 요즘은 더 그럴지 모를 일이다.

잠깐이라도 폭신한 흙길 밟고 싶을 때를 위해 기억해 둔다.

한두시간 투자로 완주의 기쁨까지 누릴 수 있는 걷기 좋은 길이다.

이 길 걷고 나면 여행의 남은 여정이 프레시(fresh) 해 질 거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걷기다.

볕 좋고 숲 싱싱한 요즘, 걷기 딱 좋다.




●강원 횡성 숲체원 '편안한 등산로'

가족끼리 걷기 좋은 숲길 찾는다면 숲체원 기억해둔다.

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숲문화체험 및 치유센터다.

둔내면 옛 영동고속도로 영동1터널 옆이다.

태기산(1,261m)과 청태산(1,200m) 사이 능선에 숲 탐방로를 만들었는데 참 멋지다.

숲이 울창하고 숲 사이로 작은 개울도 흐른다. 통나무 숙소도 있고 숲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잘 꾸며진 탐방로 따라 숲을 헤집고 다녀본다.

그리고 일명 '편안한 등산로'는 꼭 걸어본다.

이곳 명물이다.

해발 920m의 봉우리 정상까지 '갈 지(之)'자로 나무 데크를 깔아 산책로를 냈다.

경사 없이 판판한 이 '데크로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어느새 봉우리 정상이다.

길이 어찌나 판판한지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고 올라도 거뜬할 정도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이도, 여성도 부담 없는 등산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숲은 또 어찌나 천연한지, 개울에는 가재가 살고 탐방로 주변에는 다람쥐와 청솔모가

뛰어다닌다. 새소리도 참 맑다.

그리고 난 다음 예쁘다고 입소문 자자한 서원면 유현리 풍수원성당도 구경하고 그

 유명한 횡성한우도 맛보면 알찬 여행 된다.

숲체원 (033)340-6300

 



●충북 충주 '하늘재'

하늘재는 충북 충주와 경북 문경에 걸친 고갯길이다.

정확히 말하면 수안보면 미륵리와 문경읍 관음리를 잇는다.

월악산 줄기 가장 남쪽의 포암산 기슭을 관통하는 길이다.

고갯길이라지만 예쁜 이름처럼 길이 순하고 숲이 울창하니 볕 좋은 요즘 걸어본다.

이 길 참 유서 깊다.

'삼국사기'는 이 길이 신라 아달라왕 3년(156년)에 뚫렸다고 전한다.

이러니 역사가 얼추 2,000년이나 됐다는 말이다.

당시는 계립령, 조선시대 들어 하늘재라고 했다.

그 유명한 죽령길(경북 영주~충북 단양)보다 2년이 먼저고,

조령길(문경새재, 충북 괴산~경북 문경)보다는 무려 약 1,000년이나 앞선다.

이러니 하늘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뚫린 길이다.

걷기는 충주 쪽에서 시작한다.

문경 쪽에서 하늘재 정상(해발 525m)에 닿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니 충주 쪽이 낫다.

물 흐르듯 뻗은 길은 경사 없이 판판하다.

오솔길처럼 길 폭이 좁고 숲이 울창하니, 아늑해서 마음 살피며 걷기 딱 좋다.

들머리에서 고갯마루까지 약 1.6km. 30~40분이면 도착한다.

고갯길이라 부담 갖지 말라는 말이다.

평온한 길인데, 역사는 치열하다. 지리적으로 중요한 거점이었던 탓이다.

신라, 백제, 고구려가 이 고갯길 두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후삼국 시대 궁예는 하늘재를 넘어 상주지방을 쳤다.

애틋한 사연도 깃들었다.

신라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는 망국의 한을 품고 하늘재를 넘어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고 전한다.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으로 몽진할 당시 이 길을 지났다.

하늘재 들머리의 충주 미륵리사지 불상은 알현한다.

오랜 시간 얼굴에 터럭만치의 이끼도 끼지 않아 유명해진 불상이다.

보면 얼굴이 정말 새하얗다. 혹자는 모든 기가 얼굴에 모여 있어 그렇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불상이 쓰고 있는 보개가 비와 바람을 막아 준 덕이라고 하지만 원인은 여전히 미궁이다.

우리나라 절의 불상들이 대부분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곳 불상은 북쪽을 바라보는 점도 흥미롭다.

불상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높이가 10.6m나 된다.

미륵리사지는 고려시대 '미륵대원사'라는 절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와 다르다.

하늘재만으로 아쉽다면, 온천을 곁들인다. 그 유명한 수안보온천이 하늘재에서 가깝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악성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전한다.

충주시 관광과 (043)850-6732




●전남 강진 다산초당~백련사

남도 갈 계획 있다면 전남 강진 도암면 만덕산 기슭 다산초당은 기억해둔다. 맞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 한때 머물던 그곳이다.

그는 18년의 강진 유배 생활 가운데 1808년부터 1818년까지 약 10년을 이 초당에서 생활했다.

그 유명한 '목민심서'를 비롯해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대표적 저술들이 전부 여기서 탄생했다.

요즘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이어진 길이 참 예쁘다. 만덕산은 다산(茶山)이라 불릴 만큼 야생 차나무가 많다.

이러니 요즘 길 주변으로 차향이 참 싱그럽다는 말이다. 만춘(晩春)이니 숲 우거지고 수목도 참 푸르다.

다산은 이 길을 따라 당시 백련사 주지였던 혜장선사를 만나러 다녔다.

두 사람은 차 마시며 다도와 선에 대해 의견 나누고 학문도 논의했다. 길은 1km도 채 안 된다.

경사 급한 구간도 잠깐씩 등장하지만, 걸으면서 다산초당, 천일각, 해월루, 백련사, 동백나무숲 등을

차례로 구경하다보면 목적지가 금방이다. 종종 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이 가슴 뻥 뚫어준다. 백미다.

다산초당은 꼼꼼하게 봐둔다.

툇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아보고 주변을 산책하며 마음도 살핀다.

약천에서 물을 길러 큰 바윗돌(다조)에서 이를 끓이고, 바닷가에서 주워온 돌로 잉어가 헤엄치는

연못 가운데 예쁜 돌산(연지석가산)을 만들고. 다산의 흔적이 곳곳에 오롯하다.

천일각은 꼭 가본다.

여기서 보는 강진만 풍경이 정말 장쾌하다.

백련사는 고려시대 불교개혁운동인 백련결사의 진원지.

게다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각각 8인의 국사와 8인의 종사를 배출할만큼 유서 깊은 고찰이다.

이곳에선 웅장하면서도 단청빛깔이 고운 대웅보전은 꼭 구경한다.

특히 대웅전 현판 글씨는 조선시대 '동국진체'를 완성한 원교 이광사의 것인데 글씨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힘이 압권이다.

백련사 뒤에는 그 유명한 동백나무숲이 있다.

수령 500~800년 된 약 7,000그루의 동백나무가 자생하는데, 꽃은 없지만, 고상하고 우아한 멋은

여전히 그만이다.

이곳만으로 부족하다면 다음을 메모해 둔다.

예쁜 돌담으로 유명한 병영면 성동리 병영마을,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 강진읍 영랑생가, 미항으로

이름난 마랑면 마량항,

월출산 아래 펼쳐진 설록다원 차밭도 강진에 있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12



●경남 합천 해인사 소리길

가야산 자락, 해인사 경내로 드는 홍류동 계곡은 이미 풍광 수려하기로 입소문 자자하다.

홍류동은 가을 단풍 너무 붉어 계곡 물까지 붉게 보인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단풍 좋으면 봄 신록도 예쁜 법이다. 요즘 풍경도 끝내준다는 이야기다.

홍류동 계곡을 거슬러 경내까지 이르는 약 6km의 길이 소리(蘇利)길이다.

'소리'는 불가에서 '이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의미다. '극락으로 가는 길'이란 뜻도 있다.

여기에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세속의 시름 잊으라고 이렇게 이름 붙였다.

길 따라 걸어보면 이름처럼 된다. 계곡 따라 숲길을 지나고 다리도 건너며 걷는 재미가 있다.

농산정, 분옥폭포, 낙화담 등 이름난 명소들 찾아본다.

농산정은 신라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갓과 신발만 남겨 놓고 신선이 됐다는 전설 깃든 정자다.

분옥폭포는 옥을 뿜으며 쏟아진다는 폭포다.

물소리로 어찌나 맑은지 듣다보면 귀가 천연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해인사에 도착하면 장경판전에 보관된 그 유명한 팔만대장경은 꼭 본다.

말이 '팔만'이지 분량이 실로 방대하다.

팔만대장경의 경판 수는 정확히 8만1,258판이다.

경판 한개의 가로 길이는 약 70cm, 세로 길이는 약 24cm로 한판에 약 640여자가 쓰여 있다.

이를 쌓아 놓으면 높이가 3,200m로 백두산(약 2,750m)보다 높다.

펼쳐놓으면 서울 면적보다 1.8배나 넓다.

늘어놓은 길이는 60km, 이를 다 합친 무게는 무려 280톤이다.

경판을 이용해 경전을 찍으면 모두 6,791권이나 된다.

전문가가 이를 꼼꼼하게 읽으려면 하루 8시간씩 30년을 투자해야 한다.

알고 나면 다시 눈이 번쩍 뜨인다.

이 반듯한 경판에 인간의 8만4,000 번뇌에 해당하는 8만4,000 법문이 들어있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055)-930-4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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