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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3대'가 이어가는 비빔밥 명가 '가족회관'

*바다향 2013. 12. 6. 01:53

 

전주음식명인 1호 김년임 사장부터 30여년 '명성' 전통 맛 지키려 체인·분점 거부…"정성이 비법"

 

 

 

전주음식명인 1호 김년임 사장부터 30여년 '명성'

전통 맛 지키려 체인·분점 거부…"정성이 비법"

 "정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풀이 돋는다고 합니다.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아 최고의 비빔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주의 비빔밥 명가 중 하나인 '가족회관' 양미(50·여) 대표는 비빔밥과 음식에 대한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족회관은 1979년에 전라감영 터 인근에 자리를 잡고 나서 30여년간 전주비빔밥의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다.

양씨는 전주음식명인 1호이자, 1대 대표인 어머니 김년임(76·여)씨의 전통 비빔밥 맛과 조리방법을 그대로 지켜 내며 비빔밥 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갓집 막내딸로 자란 양씨의 어머니는 가족회관을 시작하기 전부터 집 안에서 보고 배운 음식 솜씨로 지인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있었다.

가족회관이라는 이름은 인심 많기로 소문난 양씨 어머니가 '가족같이 밥을 해준다'해서 손님들이 지어 준 이름이다.

양씨는 "어머니께서 항상 손님에게 음식값을 생각하지 않고 인심 좋게 음식을 나눠 주셨다"면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심을 팔았던 것이 지금 가족회관의 명성이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양씨의 말처럼 가족회관의 음식에는 정성과 인심이 듬뿍 담겨 있다.

비빔밥과 함께 나오는 모든 밑반찬에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고명이 얹어져 있고, 양도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다.

단골손님이 되면 양씨와 어머니가 특별히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가족회관이 처음부터 비빔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은 아니었다.

양씨는 "이전에는 고기류와 여러 가지 음식을 차람판에 올려놓았었다. 그러다 보니 비빔밥을 찾는 손님이 적어지고 요리에도 집중할 수 없게 됐다"면서 "어머니가 이런 것을 옳지 못 하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메뉴를 정리해 지금의 가족회관 차림상이 완성됐다"고 비빔밥 전문 음식점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가족회관의 대표 메뉴인 비빔밥 정식은 1만2천원(육회 1만5천원)의 가격으로 전통 비빔밥과 14가지의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이 상차림은 오랜 시간 연구 끝에 양씨와 어머니가 정립한 것이다.

양씨는 "외지에서 전주에 오는 손님들은 전주비빔밥과 한 상 가득한 한정식을 모두 맛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 그런 손님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려다 보니 지금의 상차림이 갖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1호 전주음식명인'인 김 명인은 해외를 돌며 요리시연 등을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에도 김 명인은 한식 요리와 대형 비빔밥 시연을 위해 케냐와 프랑스에 다녀왔다.

가족회관은 다른 유명 비빔밥 음식점과 다르게 체인점이나 분점을 내지 않는다.

확장을 하면 혹여나 음식 맛이 변해 가족회관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양씨는 "어머니가 경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아직도 매일 주방에 나와서 재료 하나에서부터 음식 놓는 것까지 꼼꼼히 확인하신다"면서 "분점을 내주면 이런 맛과 조리방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형태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명인과 양씨에 이어 양씨의 딸 박수현(21)씨도 3대째 명가를 이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박씨는 한식조리학과에 다니며 어머니와 할머니 밑에서 비빔밥과 한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양씨는 "이제는 고객의 요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비빔밥 값과 많은 음식량에 거부감을 느끼는 손님들도 늘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조리방법과 맛은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대신 여러 손님의 요구에 맞춰 간편하면서도 맛의 정수가 담긴 비빔밥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어머니와 딸과 함께 비빔밥 하나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