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보여행

11.5.5~청호리~석불산 영상랜드/ 새만금방조제~변산해수욕장(마실길1코스)

*바다향 2011. 5. 5. 22:00

저문 봄 강가에서

늦은 봄 떠나는 벗 보내고 오니
눈앞 가득 고운 풀에 맘이 아프네.
훗날 조각배 돌아오거든
뱃사공이여 알려 주소.

안개 낀 강 아스라이 천리를 흐르고
마음은 버들강아지인 양 어지러이 날리네.
하물며 꽃 떨어지는 이 계절에
사람 보내고 연연하지 않겠나.

노을은 햇빛 비쳐 붉게 흐르고
먼 강물은 하늘만큼 푸르네.
강가의 버드나무 수없는 푸른 실은
내 마음 얽매어 머물게 하네.

                                  

 - 이규보 -  

 

푸르른 오월,

서울팀에서 부안길을 걸으러 온다는 공지를 보고,

나도 함께하리라.. 

참석댓글을 달고 깃발님과 만날 장소, 시간 등 체크.

대중교통으로 이용한다니

나도 느긋하게 버스를 타고 가기로...

 

그 옛날 운전면허 딴다고 부안으로 버스타고 다니던

한달여의 시간이 새삼스레 생각이 난다 ㅎ

 

5월의 연푸른 숲과 예쁜 시골동네를 지나 

안팍이 다른 재미있던 영화속 마을,

언덕아래 연못가 세월을 낚던 한가한 낚시꾼, 

겨우내 농사지은 파 캐시는 농군님들,

그리고 짙푸른 청보리밭 지나 아름다운 마실길 1코스, 

잘 걷고 돌아왔다.

 

행복했던 어른이날~ 의 하이라이트!!

해변의 작은 개울.

맨발로 바다 건너기~~~!

 

 

부안터미널에 10시도착, 

30여분을 기다려서 청호리행 뻐스로 오늘의 일정이 시작됐다.

 

 

우리는 인도행의 이름으로 모였다~

ㅎ 인증샷부터!

 

 

마을로 접어드니 이색적인 모습이 눈에 뛴다.

군데 군데 세워진 전봇대에..

더러는 색이 벗겨진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

 

 

 

마을의 작은 교회

 

 

우물가에 빨래하는 아낙~

큰 고무대야에는 일년 농사를 시작할 볍씨가 담가져 있다..

 

 

 

 

 

김명민이 열연했던 '이순신'의 촬영지란다.

격포항 부근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여기도 있나부다..

 

 

 

 

 

 

 

 

 

 

강태공도 보이고..

다소곳한 유채..

 

 

 

 

 양파를 캐던 아낙들이 우리를 보곤 좀 케가라고 한마디 하시는데

부지런한 손놀림의 그네들을 보면서,

 

지난 겨울 구제역때 주문진 호반길에서 마주했던 젊은 농부가 생각났다..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초록의 물결로 푸르름을 발산하는 신록의 아름다움이다.

 

 

 

 

 

그 옆 수로엔 작은 꽃섬의 반영이 이쁘다.

 

 

끈적거리는 바람에 바다내음이 풍겨온다.

분명히 저끝에는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

 

광활한 갯벌.. 

바라만 보기에도 아득함이 느껴지고, 

이 넓은 갯벌속에 바다는 무수히 많은것들을 숨겨두고 있다.

 

 

송림 제방위의 휴식~

정겨움과 맛남이 있는곳~ 

샤베트 맥주의 시원함에 정든다.

 

허기진 배를 해결하고 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차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며 걸으며 하다가 썰물로 드러나 있는 갯벌을 향해...

 

 

 

갯벌의 회색빛 생명력!

그 끈질진 질곡의 세월을 예술적 조각 형태로...

 

 

버려진 타이어가 조개반지로 승화...

 

 

선두로 걷던 중 갯벌 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또랑을 만났다. 

돌아서 가기엔 너무 멀고 물은 그다지 깊어 보이지 않지만 여긴 뻘밭이란 말이지...

망설이다 신발, 양말 벗어들고 조심스레 입수를 시도~ 

전혀 무방비의 맨발이 걸음을 내딛는다. 

매끌매끌한 진흙같은 뻘속으로 쑤욱 빠져들면서

순간 헉!

깊숙히 박혀있던 날카로운 폐총에 발바닥이 베어진다.

생채기를 입은 상처에서 금새 회색의 갯벌속으로 핏방울이 스며든다.

뻘밭 퇴적된 모래 흙속 조개껍질의 거부하는 몸짓이 날카롭다.

아직 남은 거리..

터벅걸음 어쩌라고... 으...

 

 

 

 

 

느림의 철학으로...

 

 

 

 

 

그동안 자동차로는 수도없이 지나쳤던 곳인데..

오늘은 뚜벅이로 마실길이란 이름의 길을 마주하고 보니 

새삼스레 그 아름다움에 뿌듯함과 행복함이 가득~

 

 

 

ㅎ이쁜 언냐들의 경쾌함과 날렵함이라니..

완전 부럽~!

 

 

 

 

 

 

 

 

 

 

고운님의 흔적..

 

 

 

 

 

 

 

 

 

 

해변의 실루엣은 정겹고 아름답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인 변산해수욕장~

 

시작이 있었으니 끝이 있는법~

오늘 처음 만난 님들이고

또 언제 다시 길에서 만나게 될지

기약할 수 없는 님들이다.

어쨋거나 중간에 피는 봤지만 행복했던 도보였고

아름다운 길벗들였음이니...

 

부안행 뻐스를 기다리며..

 

닉네임만 보고 남잔줄 알았던 길잡이 나도걷지님, 그리고 지혜님~

 

뻘밭을 건너다가 뻘 깊숙히 숨어있던 조개껍데기에 발바닥이 베어 피가 뚝뚝 흐르는

아픔을 맛 보았지만 가슴 따뜻한 분들과 아름다운 길을 걸으니

주인 잘못 만난 발의 생채기의 아픔도 행복에 겨워 금새 잊혀져 버렸네.

여러분들 모두 반가웠구요, 즐거웠습니다~~ 빵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