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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시력에 대한 8가지 오해

*바다향 2014. 9. 10. 22:00

아이들은 시력이 좋지 않아도 특별히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시력이 나쁘더라도 항상 주변 사물을 그 정도로만 봐 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또렷하게 세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엄마들은 아이 시력에 대해 의외로 모르는 것이 많다.

1 엄마 시력이 좋으니 우리 애도 눈이 좋을 거야

근시의 원인에는 유전적인 부분이 상당하다.

부모가 근시일 경우 80~90%의 자녀에게서 근시가 나타날 정도.

하지만 해마다 증가하는 근시 아동의 숫자는 이런 유전학적 요인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어려서부터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가까이하고 잘못된 조명, 독서 방식 등 시력을 해치는 환경적 요인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 것도 문제.

한마디로 부모가 근시가 아니더라도 아이에게 근시가 나타날 수 있으며,

반대로 아이가 근시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고 생활한다면 근시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그만큼 어릴 때부터 눈을 잘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2 시력검사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만 받으면 되지

큰일 날 소리! 시세포는 생후 급격히 발달해 점차 발달 속도가 느려지는 양상을 보인다.

초등학생 무렵이면 이미 어느 정도 시력 발달이 이뤄진 상태.

시력은 물론 눈의 선천적 이상 여부도 늦게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가령 8세에 선천백내장이 발견되면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는 신생아기의 안과 검사가 기본검사 항목인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첫 시력검사를 하는 게 현실.

소아안과 전문의들은 안과 검진을 빨리 할수록 좋으며, 늦어도 만 3세까지는 받을 것을 권고한다.

3 아이 눈에 닿는 속눈썹, 집에서 잘라줘!

속눈썹이 눈동자를 찌르는 경우 눈을 자주 비비게 된다.

눈이 부시고 눈물이 나며 눈곱이 끼고 이물감 등 증상을 느끼기 때문.

반복된 자극에 의해 눈동자에 상처와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시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엄마가 눈썹을 잘라주는 것은 절대 금물.

일시적으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나 눈썹이 자라면서 잘린 눈썹의 단면에 의해 더 큰 자극을 받게 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대개는 콧날이 서고 얼굴 윤곽선이 뚜렷해지며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코 쪽 눈썹이 많이 닿는 경우는 눈썹 찔림이 심해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자주 생기므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아이의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을 자주 비빈다면 만 3세 정도까지는 안약 등으로 염증 부위를 치료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수술은 3세가 넘어서도 눈썹의 대부분이 각막에 닿아 각막이 심하게 손상되어 염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경우나

햇빛을 보기 힘들거나 너무 심하게 눈을 비비는 경우에 시행한다.

4 안경은 한 번 쓰면 평생 써야 한다던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눈의 굴절 이상은 근시인데, 근시일 경우 한 번 떨어진 시력이 회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근시 때문에 시력이 떨어져 한 번 안경을 쓰면 어른처럼 계속 안경을 착용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도 아이들은 자라면서 시력도 함께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시력검사를 받으면서 관리해야 한다.

단, 원시의 경우는 다르다.

원시는 초점이 안구 뒤쪽에 맺히게 되는데 안구가 성장 발달하면서 점차 안경 도수가 낮아지고

나중에는 벗게 되는 경우도 있다.

 

5 어릴 때 안경 쓰면 눈이 더 나빠져

안경 착용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속설 가운데 하나가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는 것.

하지만 안경 착용 후 시력이 점점 더 나빠진다고 느끼는 것은 '안경' 때문이 아니다.

근시의 경우 신체가 성장하면서 안구의 길이도 같이 길어져 굴절력이 변하기 때문.

안경은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 뿐 시력을 좋게 또는 나쁘게 만들지는 않는다.

시력이 나빠져서 안경을 쓰는 것이지 안경을 써서 시력이 더 나빠진 것은 아닌 것.

오히려 꼭 필요한 때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약시가 되어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근시안경을 착용하면 특성상 눈이 작아 보이는 현상이 있다.

흔히 안경을 쓰면 눈이 튀어나온다는 것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 오해.

안경 때문에 시력이 나빠지지 않는 것처럼 안구 역시 튀어나오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6 눈 운동을 하면 시력이 좋아져

아직까지 눈 운동이 시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

하지만 시력 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눈 건강을 위한 눈 운동은 추천할 만하다.

눈에서 초점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수정체인데,

눈 운동을 하면 수정체의 초점을 앞뒤로 움직여주므로 물체의 거리가 변하더라도 선명한 상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단, 수정체가 과도하게 긴장하는 경우 근시 진행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먼 곳을 자주 바라봐 수정체의 긴장을 해소하고

눈의 피로를 줄이는 것이 좋다.

간혹 아이 시력이 좋아진다는 건강보조식품이나 민간요법에 혹하는 엄마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식품이나 민간요법은 없다.

또한 영양이 부족해서 시력이 나빠지는 사례 또한 거의 없다.

눈 영양제를 먹어서 나쁜 것은 없겠지만 하루 세끼 음식으로도 눈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충분하다.

문제는 아이에게 안과 질환이 있는데 이런 비과학적인 치료법에만 의존하다가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

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임을 명심하자.

7 사시는 크면 다 없어지는 거지

물론 어릴 때 사시였다가 크면서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영아기 때 아기의 코가 낮아 코 쪽 피부가 눈을 덮어 사시처럼 보이는 '가성내사시'가 대표적인 예인데,

마치 아이가 사시처럼 보여도 성장하면서 코가 높아지고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제 모습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사시 여부는 안과를 찾아 정확히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사시로 판명되면 적절한 시기에 교정해줘야 하기 때문.

사시를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약시 등 시력장애가 생길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할 때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

가벼운 사시라면 안경 치료, 가림법 치료 등으로 교정 가능하다.

만약 이 같은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사시가 계속되거나 검은 눈동자가 매우 심하게 눈 안쪽으로 돌아가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사시교정수술은 보통 2개의 근육을 수술하는데,

한쪽 눈에서만 2개의 근육을 수술하거나 양쪽 눈에서 한 개씩 수술하는 방식 등 아이의 눈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수

술로 인해 교정이 된 경우에도 수개월에서 수년 후 사시나 약시가 재발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8 TV를 가까이서 보면 눈이 나빠진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속설이다.

TV를 가까이 봐서 눈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눈이 나빠서 가까이에서 보는 것.

게다가 어린이들의 눈 기능은 어른들보다 가까운 곳을 보는 데 더 알맞게 되어있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장하면서 차차 멀리서 보는 습관으로 바뀐다.

TV로 근시가 생길 수 있는 경우는 30cm 정도로 매우 가까이서, 장기간 시청했을 때다.

한마디로 TV시청으로 인해 근시가 되기는 어렵다.

최근 '정확하게 초점이 맞지 않을 때 안구의 길이가 변화한다'는 근시에 관련된 학설이 각광받고 있다.

바른 자세에서 고정된 시선으로 책을 볼 때보다

버스, 지하철 등 움직이는 곳에서 볼 때 시력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다.

즉, TV나 컴퓨터 등의 모니터 자체보다 사물을 보는 환경 및 자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적절한 밝기에서 올바른 자세로 책이나 TV를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Check List 아이를 안과에 데려가야 할 때

아이가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꼭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 한눈의 시선이나 초점이 똑바르지 않을 때

- 엄마와 눈을 못 맞출 때

- 한쪽 눈을 가리면 심하게 보채거나 짜증을 낼 때

- 이유 없이 자주 눈을 비비거나 깜빡일 때

- 햇빛을 보기 힘들어할 때

- 가족력이 있는 경우

- 머리를 옆으로 돌려보거나 곁눈질해 보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