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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비처럼 쏟아진 포탄.. '에덴동산'의 비극

*바다향 2020. 10. 6. 20:15

[뉴스데스크] ◀ 앵커 ▶

아제르 바이잔과 아르 메니아, 에덴동산이 실재했다고 알려진 지역인데, 최근 이곳에선 열흘째 두 나라간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벌써 20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교전은 민간인 거주 시설로까지 확대가 되고 있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엄청난 굉음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고, 포탄이 떨어진 도로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습니다.

아파트 발코니에도, 놀이터 앞 도로 곳곳에도 커다란 로켓포가 박혀있습니다.

아들은 노모를 들쳐업고 포격을 맞은 건물에서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지역 주민] "이게 집 안에 박힌 포탄입니다. 이런 것이 집안 곳곳에 떨어졌어요."

며칠만에 폐허로 변해버린 이 지역의 이름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하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어 분쟁이 끊이질 않는 곳입니다.

 

[록산나/피난 주민] "저는 단지 평화로운 삶을 원할 뿐입니다. 평화 외에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이번엔 두 나라가 서로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열흘째 사활을 건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공격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데 마치 컴퓨터 게임의 화면을 보는 듯 조준된 탱크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아르메니아 측은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 군인 220여명과 민간인 18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니콜 파쉬냔/아르메니아 총리] "아제르바이잔의 목표는 단순히 영토가 아닙니다. 아르메니아인들을 집단 학살하는 것입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 군이 분쟁 지역 밖에 있는 도시에까지 로켓포를 발사해 민간인 사망 피해를 줬다고 주장합니다.

 

[하지예프/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보좌관] "아르메니아 군이 제2 도시 간자, 베일라간 등 민간 거주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분쟁은 소련 붕괴 이후 아르메니아로의 편입을 요구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1992년부터 2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무려 3만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휴전협정으로 아슬아슬한 평화 상태가 지속되다가 지난 27일 화약고에 불이 붙은 겁니다.

 

[오종진/한국외대 교수] "(분쟁 지역은) 민병대 수준이고 10만 미만의… 아제르바이잔은 정규군이고 1천만의 인구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전쟁에) 자축을 하고 있어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과 기독교, 친러와 친서방 세력의 뿌리 깊은 갈등이 뒤섞인 이 지역의 분쟁은 자칫 국제 문제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인 피해도 확산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학살을 멈춰달라는 아르메니아인들의 호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