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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키는 '소신' 의사의 호소… "의사의 힘, 파업 아닌 환자 지킬때 나와"

*바다향 2020. 8. 28. 16:57

대한의사협회가 사흘간의 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돌입한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병원 전광판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의사의 힘은 파업이나 어떤 단체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환자 곁에서 정말 애정과 최선을 다할 때 힘이 나오는 거거든요.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

 

전국 의사 총파업이 이어진 27일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지금 상황은 우선 환자들 곁으로 빨리 와서 환자들을 지키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때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해 응급실과 병동을 오가며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큰 고통과 걱정 속에 있는데 우선은 병원으로 돌아오고 이후에 좀 부족했던 부분은 서로 협의를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같은 병원 전공의들에게도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같은 필수 의료는 당연히 지키는 상황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점에 고민을 많이 해보라고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의협에서는 경쟁이 심해져서 과잉 진료 같은 게 늘어난다고 이야기는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과잉 진료는 원래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에게 의사들의 파업은 생명과 관련된 문제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협이 국민 또는 취약계층의 문제에 대해서 발 벗고 나선 적이 있었나.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으면 더 많이 지지를 할 텐데, 그 부분이 약하다보니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에 대해서도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김 교수는 "의협의 반발이 너무나 예상되는 상황인데 왜 이렇게 코로나19가 유행되는 이 시점에 이걸 들고 나왔어야 하는가"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결국 공공 의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서

"의대 정원만이 아니고 공공병원과 공공병상이 늘어나고 인프라가 구축되어야지 공공 의사들이 가서 활동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의대정원 증원만이 능사가 아님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사립대학의 의대 정원을 늘리고 그 다음에 사립병원, 민간병원의 의사를 증원하는 것은 지금 문제가 되는 공공 의료 부족 문제 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