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안희정, 3가지 보완하면 문재인 이긴다

*바다향 2017. 2. 16. 01:00

호남민심과 20~30대 지지율, 세력 구축, 정책 필요
20%대 지지율 확보해야 문재인과 양강 구도 가능
비문계 지원 관심, 노무현 돌풍에 비해 강렬함 덜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가 무섭다.

5% 전후였던 대선주자 지지율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와 대연정 발언 논란을 거치면서 19%까지 올랐다.

30%를 넘나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협할 정도다.

아직 문 전 대표와 양강 구도를 구축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상승세에 따라서는 양자 대결구도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지사가 민주당 경선을 넘어 대선까지 질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안 지사는 산업화 세력을 껴안는 발언과 행보, 사드배치 존중, 범여권까지도 고려한 대연정 제안 등으로 중도층과 보수층에게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New) 노무현’, ‘뉴 친노’로 불려지면서 민주당 대선주자 중 가장 확장성이 큰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대선 본선에서는 중도층과 보수층을 껴안을 수 있는 확장성이 중요하지만, 경선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다.

현재 안 지사는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과 20~30대의 지지가 약하다.


지난 10일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지사는 호남에서 20% 지지를 받았다. 문 전 대표는 31%이었다.

3일 조사와 비교하면 문 전 대표는 10%포인트 떨어졌고 안 지사는 11%포인트 올랐다.

20~30대 지지율도 나아지기는 했다. 각각 6%, 12%였던 지지율이 16%, 15%까지 상승했다.

대신 문 전 대표의 20~30대 지지율은 각각 43%, 48%에서 38%, 43%로 하락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안 지사와 문 전 대표의 호남, 20~30대 지지율이 시소게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지지자를 뺏어 와야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게 할 20%대 지지율도 문 전 대표 지지자의 마음을 돌려세워야 가능하다.


호남지역 인사는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는 안희정도 괜찮다. 호감은 있는데, 이번이 아니라 차차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또 과거 노무현 돌풍과 비교해서도 강렬함이 덜하다. 폭발력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세력이 약한 것도 보완해야 할 요소다. 안 지사의 경선 캠프는 문 전 대표에 비하면 초라하다.

안 지사를 돕는 의원들도 몇 명에 불과하고 당내에 우군도 그리 많지 않다.

당내 세력구도에서 문 전 대표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안 지사측은 일종의 자원봉사자 모임인 ‘희정크루(HJ crew)’나 10명의 국민후원회장단을 앞세운 후원회 조직으로 부족한

세력을 보완한다는 복안이지만, 얼마나 경선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지사 지원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당내 비문계 의원들이 돕는다고 해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문 일색으로 지도부를

채웠던 온라인 당원 등의 조직력을 감당하기에는 버겁다는 관측이다.


안 지사측 관계자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안 지사의 비전과 정책이 알려지면 세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주에 국민후원회장단을 띄워 안 지사 바람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후원회장에는 35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과 정책에서 각론이 안 보이는 것도 약점이다.

문 전 대표가 일자리창출 정책 등 각종 정책을 발표하며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이 시장이 기본소득 공약 등을

내놓으며 논란의 한 복판에 있는 것과 달리 안 지사는 그동안 담론만 제시해왔다.


보육과 노인빈곤 문제, 일자리창출 등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은 것이 없다.

1위 대선주자가 아니라면 대선구도를 흔들기 위해서라도 논쟁적인 이슈를 던져야 한다.

7년 동안 도지사를 수행하며 고민해왔던 정책을 내놓을 시기다.

안 지사측도 이번주부터 각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결정으로 3월에 경선이 치러지면 문 전 대표가 이길 걸로 본다.

1차에서 과반을 넘길 확률이 크다.

안 지사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커지고 문 전 대표가 실수를 해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축사하는 안희정 지사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