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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맞은 해산물, 안 먹곤 못 베긴다..12월 '맛있는 포구여행'

*바다향 2016. 1. 12. 22:40

12월, 제철 맞은 팔도의 해산물들이 동심(冬心)을 유혹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맛있는 포구여행’이라는 테마로 겨울철 식도락 기행을 하기 좋은 곳들을 추천했다.

경남 거제, 충남 보령, 강원도 속초, 경기도 화성, 경북 울진, 전남 고흥, 전남 장흥, 충북 충주까지 8곳이다. 

 

경남 거제 굴구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남 거제 굴구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1. 향긋한 굴 구이, 시원한 대구탕과 함께 하는 겨울 거제여행 (경남 거제시 거제면 거제남서로)

 

거제는 굴구이와 대구요리 등 싱싱한 겨울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별미 여행지다.

거제면 내간리 해안가에는 굴구이를 내는 집이 여럿 있는데, 굴튀김이며 굴무침, 굴구이, 굴죽 등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커다란 철판 위에 싱싱한 생굴을 껍질째 올려놓고 구워 먹는 굴구이는 굴 특유의 진한 맛을 잘 느끼게 해 준다.

 

거제를 대표하는 또 다른 겨울 음식은 대구다.

우리나라 최대의 대구 집산지인 외포항에는 대구요리를 내는 식당 10여곳이 늘어서 있다.

뽀얀 국물의 대구탕은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문의 전화 :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3)

 

 

충남 보령 돌꽃먹거리 석화정의 굴솥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남 보령 돌꽃먹거리 석화정의 굴솥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2. 맛도 영양도 최고! ‘바다의 인삼’ 굴의 유혹, 보령 천북 굴 구이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천북 굴단지)

 

충남 보령시 천북 굴단지는 ‘굴 구이’의 원조격이다.

홍성방조제가 바닷길을 막기 전까지 천북면 장근리와 사호리 일대 해변에서 채취한 굴은 맛 좋기로 유명했다.

굴을 따던 아낙들이 바닷가에 장작불 피워 손을 녹이며 굴을 껍질째 구워 먹던 것이 의외로 짜지 않고 고소해서 지역의 토속음식이 됐다

 

굴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

불판 위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뽀얀 속살을 드러낸 탱글탱글한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절로 흐뭇해진다.

보령 8경 가운데 7경인 오천항의 키조개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문의 전화 :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강원 속초의 도루묵찌개.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원 속초의 도루묵찌개.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3. 동해바다 겨울 별미, 속초항 양미리와 도루묵 (강원도 속초시 동명항길)

 

노릇노릇 고소한 도루묵구이, 얼큰한 도루묵찌개, 술안주로 일품인 양미리구이, 짭짤한 밑반찬 양미리조림까지 지금 강원도 동해안

일대 횟집과 식당 어디나 양미리와 도루묵이 지천이다.

 

특히 속초항은 방금 잡아온 양미리와 도루묵을 즉석에서 구워 먹는 포장마차가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둘이서 만 원이면 양미리 13~15마리와 도루묵 서너 마리를 배부르게 먹는다.

‘살 반, 알 반’ 알배기 도루묵구이는 뜨거울 때 손으로 들고 후륵후륵 먹는 것이 요령.

고소한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고 탱탱한 알은 톡 터진 뒤 쫀득하게 씹힌다.

(문의 전화 :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541)

 

 

경기 화성의 간재미 무침.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기 화성의 간재미 무침.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4. 궁평항 별미와 함께 ‘사도’의 유적 속으로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로 궁평리정보화마을)

 

궁평항은 당성 서쪽의 항구로 전곡항과 더불어 화성을 대표하는 항이다.

서울과 가까워 나들이를 겸한 미식 여행지로 인기다.

겨울에는 궁의 들이라는 궁평(宮坪)의 의미처럼, 굴, 대하 등 제철 해산물이 풍성하다.

궁평항에는 수산물직판장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구매하고 현장에서 맛 볼 수 있다.

 

특히 겨울 정취와 어우러진 조개구이를 떠올리지만 토박이들은 간재미를 먼저 맛본다.

상어가오리나 노랑가오리를 일컫는 간재미는 겨울철에 살이 두툼하고, 뼈가 딱딱하지 않아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영화 ‘사도’의 흥행으로 각광받고 있는 융건릉, 용주사 등도 둘러볼 만 하다.

(문의 전화 : 화성 궁평리정보화마을 031-356-7339)

 

 

경북 울진의 붉은대게탕.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북 울진의 붉은대게탕.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5. 울진 후포항의 겨울 진객 대게탕 (경북 울진군 후포면 울진대게로)

 

울진 여행은 겨울이 제철이다. 시린 동해바다에서 건져 올린 겨울의 진객 대게 때문이다.

대게철이 시작되는 12월이면 후포항은 하루 종일 분주하다.

대게를 실은 어선이 포구로 들어오면 곧장 경매가 시작되고, 낙찰 받은 대게는 전국 각지로 실려 나간다.

후포항의 겨울 별미는 대게탕과 물곰탕이다. 대게는 찜으로 먹는 게 정석이지만 탕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얼큰하면서도 달큼한 국물이 추위에 언 몸을 녹여준다.

물메기를 울진 일대에서는 물곰이라고 부르는데 뽀얗게 끓여낸 물곰탕은 해장으로 그만이다.

부드러운 살점이 국물과 함께 후루룩 넘어간다.

(문의 전화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묵은지를 곁들이는 전남 고흥의 삼치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묵은지를 곁들이는 전남 고흥의 삼치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6. 나로도항의 겨울철 진객, 삼치를 맛보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길 일원)

 

바람이 차가워지는 겨울, 나로도항에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겨울철 진객, 삼치가 기다린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삼치파시가 열렸고, 1960∼70년대까지 삼치수출선으로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변함없이 삼치배가 드나들고, 삼치경매가 열린다.

나로도항에서 삼치를 대면하는 순간 두 번 놀란다.

1m를 전후한 거대한 삼치에 한 번 놀라고,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삼치회의 맛에 한 번 더 놀라기 때문이다.

‘고흥은 우주다’라는 고흥군 슬로건이 겨울에는 ‘고흥은 삼치다’로 바뀌어도 될 듯 하다.

(문의 전화 :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47

 

 

전남 장흥 수문항의 키조개 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전남 장흥 수문항의 키조개 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7. 키조개, 석화, 매생이…장흥에서 골라먹는 재미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등)

 

이맘때 전남 장흥에는 키조개, 석화(굴), 매생이 등 바다 별미가 푸짐하게 쏟아진다.

장흥하면 먼저 명함을 내미는 게 키조개다. 안양면 수문항 일대는 키조개의 산지다.

어른 얼굴 크기의 키조개는 회로 먹고, 살짝 데쳐 먹고, 탕으로 먹는다.

키조개와 함께 한우, 표고버섯이 궁합을 이룬 장흥삼합은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의 대표 메뉴다.

 

장흥의 겨울 포구를 빛내는 조연은 석화(굴)와 매생이다.

남포 일대가 자연산 굴로 명성 높다면 죽청 해변에는 양식 굴구이 집들이 늘어서 있다.

웰빙음식의 반열에 오른 매생이국은 속풀이에도 안성맞춤이다.

토요시장 낙지국밥 역시 장흥의 숨은 별미다.

(문의 전화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충북 충주 참매자조림.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북 충주 참매자조림.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8. 남한강이 내어준 맛, 민물고기 매운탕 (충북 충주시 엄정면 중앙탑면 일원)

 

남한강이 흐르는 충주는 포구가 발달한 고장이다.

참매자조림과 새뱅이탕은 충주 민물고기 매운탕집의 대표 메뉴다.

참매자조림은 목계나루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참매자는 충주 사람들이 참마자를 일컫는 말이다.

시래기와 함께 자작하게 조린 맛이 일품이다.

새뱅이탕은 중앙탑공원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새뱅이탕 주재료는 충주댐에서 잡은 징거미.

요즘은 징거미가 부족해 보리새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새우의 맛이 우러나 시원하고 개운한 새뱅이탕은 민물고기 특유의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문의 전화 :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amigo@heraldcorp.com

[도움말=한국관광공사]

 

 

 

 

 

새로운 한해가 또 밝았다.

모두가 처한 환경과 여건은 다르겠지만 새해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한결 같다.

모두들 지난해와 달라지고 싶어 할 것이다.

신년 새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질 때 여행을 떠나곤 한다.

여행을 떠나자면 목적지, 숙소 등 미리 알아둬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먹거리'다.

추운 겨울여행, 그곳에 특별한 맛이 있다면 여행이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겨울철 바다의 우유 굴

 

'굴'은 추운 겨울철에 영양가가 가장 높고 맛도 최고조에 이른다. 굴이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철 최고 보양식 중 하나인 셈이다.

그렇다보니 굴 산지로 유명한 충남 보령 '천북 굴단지'는 날씨가 추워진 요즘이 대목이나 다름없다.

특히 주말이면 싱싱한 굴 맛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식객들이 하루 1만~1만5,000명에 달해 발디딜 틈이 없다.

 

보령시 제공

▲ 보령시 제공

 

천북에서 가장 많이 찾는 굴 요리는 단연 '구이'다.

숯불 석쇠 위에 올려진 굴이 '타~닥, 퍽 퍽' 소리를 내며 익으면 꽉 다물었던 입을 쩌~억 벌리는데, 그 안에는 검은 테를 두룬 뽀얀 속살이 들어있다.

그 속살을 발라 내 초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속된말로 '대박'이다.

굴은 해먹는 요리가 다양하다.

굴 향이 가득한 굴국수와 굴밥, 굴탕수육, 굴보쌈, 굴회, 굴전 등 식성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나폴레옹과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굴은 아연, 철분, 칼슘이 풍부해 빈혈 예방과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비타민 A와 D가 많아 일조량이 적은 겨울, 체내에 부족해질 수 있는 비타민D를 보충하기에도 적격이다.

 

보령시 제공

▲ 보령시 제공

 

찬바람 불 때 생각나는 벌교꼬막

 

겨울 별미로 '꼬막'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사람들은 소설 '태백산맥'의 고향, 전남 보성 벌교 꼬막을 최고로 친다.

소설에 묘사된 것처럼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데 한 젓가락 집어 입이 넣으면 그냥 즐겁다.

 

벌교꼬막이 유명한 이유는 '갯벌에 모래가 전혀 섞이지 않고 오염되지 않아 꼬막이 자라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꼬막은 헤모글로빈이 많이 들어 있어 노약자나 산모, 아이들 성장기 발육에 좋으며 단백질과 무기질, 칼슘, 비타민도 다량 함유돼

영양도 풍부하다.

빈혈 예방, 피로회복, 숙취 해소, 지방간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꼬막은 일반적으로 참꼬막과 새꼬막, 피조막(조개)으로 나뉘는데, 참꼬막을 최고로 친다.
 

벌교 참꼬막은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제철이다.

때문에 찬바람이 불면 벌교는 꼬막 맛에 이끌려 찾아든 관광객들로 떠들썩하다.

특히 벌교 앞바다 여자만에서 잡은 꼬막은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

 

 

꼬막은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꼬막초무침, 꼬막 된장국, 꼬막 탕수육, 꼬막전 등 10가지가 넘는다.

양념 없이 냄비 같은 곳에 삶아 그냥 까먹어도 맛있는데, 껍질이 벌어지기 직전까지 알맞게 삶아 윤기가 반지르르하게 돌 때가 가장

맛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꼬막정식은 통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꼬막탕과 양념꼬막, 꼬막 탕수육 등 10여 가지의 꼬막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나온다. 이때 막걸리도 한 잔 곁들여보자.

 

 

 

바다 바람이 빚어낸 맛, 과메기

 

과메기는 11월부터 1월이 제철이다.

겨울을 기다려야 하는 특이한 맛으로 포항 구룡포가 유명하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차디찬 바닷바람에 7~10일 가량 말려 특유의 꾸덕꾸덕한 살결이 완성된다.

완성된 과메기는 쫀득쫀득한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요즘 과메기는 꽁치로 많이 만드는데 과거엔 청어로 만들었다.

청어의 어획량이 줄어들어 꽁치가 청어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영덕에 가면 지금도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

청어로 만든 과메기는 꽁치로 만든 것보다 기름기가 많아 윤기가 돌고, 살이 더 많다.

 

영덕군 제공

▲ 영덕군 제공

 

맛에도 차이가 있는데, 청어 과메기는 감칠맛이 나고, 꽁치 과메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맛이 나는 편이다.

비린 맛은 청어 과메기가 더 강하다.

 

과메기는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데, 흔히들 먹는 게 '과메기 쌈'이다.

미역 등 해조류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이다.

별다른 재료 없이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먹어도 좋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땐 무를 우려낸 국물에 과메기, 대파,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이면 얼큰한 과메기탕이 된다.

잘게 썬 과메기에 대파, 오이, 홍고추, 고추장, 마늘 등을 섞은 무쳐낸 '과메기 초무침'은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전분과 물을 섞어 만든 튀김반죽을 입혀 튀겨내면 '과메기 탕수육'이 된다.

 

포항시 제공

▲ 포항시 제공

 

과메기는 불포화지방산인 DHA, EPA가 풍부해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비타민 E가 풍부해 세포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열량(100g당 약 180kcal)도 높지 않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해, 단백질 보충에 그만이다.

 

 

삼척 바다의 맛 곰치국

 

강원도 삼척에서 맛볼 수 있는 겨울 별미는 곰치국이다.

곰치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강릉 속초에선 물곰, 남해에선 미거지 또는 물미거지, 서해에서는 잠뱅이, 물잠뱅라 부른다.

모습이 뱀 같이 생겨 어부들은 종종 먹지 않고 바다에 버렸는데, 이때 '텀벙'소리가 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도 한다.

표준어는 '물메기'다.

 

삼척시 제공

▲ 삼척시 제공

 

곰치국은 어부들이 겨울철에 고기잡이 나갔다 들어오거나, 포구에서 그물 말릴 때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끓여먹던 음식이다.

곰치국은 무엇보다 술 마신 뒤 머리가 지끈하거나, 속이 울렁거릴 때 먹으면 금방 가라 앉을 정도로 숙취 해소에 좋다.

자산어보에도 '술병에 좋다'고 나와 있다.

 

삼척시 제공

▲ 삼척시 제공

 

곰치국을 남해나 서해에서는 무, 대파, 마늘을 넣어 맑은탕으로 먹는데 반해, 삼척은 신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푹 끓인다.

다른 양념은 특별히 들어가는 것이 없는데, 한번 맛보면 누구나 반할 정도로 시원하고 단백하다.

예전엔 삼척 뱃사람들이 해장국으로 많이 먹었는데,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곰치국을 먹기 위해 일부러 삼척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곰치 육질은 연해 끓이면 살이 흐물거려 수저로 떠먹는데, 입에 넣으면 스르르 녹는다.

곰치국은 정라진항부터 임원항까지 삼척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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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맛 돋우는 겨울 별미, 울진 죽변항 목로집·거제 외포항

 

맛은 언제나 질기고 선명한 기억으로 남는다.

오래된 항구에서 칼칼한 국물과 함께 들이켜던 한 잔의 소주,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문어다리, 매서운 추위까지 몰아내는 얼큰한 대구탕은 겨울철에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먹거리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겨울 미각여행을 떠나보자.

 

경북 울진 죽변 목로집의 문어요리와 막걸리

경북 울진 죽변 목로집의 문어요리와 막걸리

 

술안주는 물론 해장까지…문어

 

울진 죽변항으로 들어가는 깔끔한 도로변에는 낡고 오래된 단층 건물 몇이 줄지어 서 있다.

그중 몇 집은 목로다.

죽변의 목로집에서 막걸리 한잔 마셔본 사람은 두고두고 죽변을 잊지 못한다.

오래되고 낡은 목로집의 풍경과 인심 때문이다.

 

목로의 분위기는 취흥을 돋우기에 그만이다. 나그네는 그중 한 목로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탁자 3개짜리 좁은 목로.

안주는 장치조림과 삶은 문어다.

장치는 동해바다 깊은 물에서 나는 물고기다.

동해 중북부 300~500m의 깊은 수중에 산다. 길 장(長)자가 들어간 생선답게 장어처럼 길다. 본 이름은 벌레문치.

겨울이 제철이다. 생물로는 노린내가 나서 먹기 어렵다. 말려서 조림으로 먹으면 노린내도 사라지고 쫄깃하고 단맛이 일품이다.

 

문어(참문어) 또한 겨울이 제철이다. 겨울에 향이 더 짙고 차지다.

문어가 술안주로 좋은 것은 술을 마시는 동시에 해장까지 시켜주는 보약이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여성 실학자였던 빙허각 이씨(1759~1824)가 쓴 생활백과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그 맛이 깨끗하고 담담하며, 그 알은 머리·배·보혈에 귀한 약이므로 토하고 설사하는 데 유익하다”고 했다.

 

목로집의 문어는 부드럽기 그지없다. 문어에는 풋고추 썬 것과 초고추장, 기름장이 딸려 나온다.

길쭉하게 자른 문어를 보니 여주인의 솜씨가 가늠된다.

모름지기 모든 먹거리는 채소든 해물이든 다양한 부위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목로의 여주인은 “문어는 작은 게 맛있다”고 귀띔한다.

“여그 사람들은 문어를 칼로 안 썰고 손으로 쥐어 뜯어갖고 먹어요.”

칼을 아주 안 쓴다는 것이 아니라 문어를 얄팍하게 자르지 않고 다리를 손으로 쭉쭉 찢어 먹는다는 말씀.

긴 문어다리를 통째로 먹어야 더 맛있기 때문이다.

 

겨울 죽변의 별미…방치조림과 문어

 

문어는 작은 것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어린 것이 맛있다는 소리가 아니다.

동해에서 나는 또 다른 명물, 대왕문어보다 맛있다는 주장이다.

“깊은 바다에 사는 물문어는 삶으면 흐물흐물해서 맛이 없어요.”

죽변에서는 대왕문어를 물문어라고 표현한다. 물자 들어간 것은 쫄깃함이 덜하다는 뜻.

감칠맛 나게 삶아낸 여주인의 비결은 뭘까.

 

“물을 많이 붓고 끓여요. 소금 좀 넣고. 물이 팔팔 끓으면 머릴 쥐고 퐁당 담가요. 다릴 넣었다 뺏다 하다 솥에 넣고 뚜껑을 덮어요.

물이 다시 푹 끓어오르면 한번 저어준 다음 꺼내요. 그럼 여자들 빠마 머리같이 말려들어버려요. 다리가.”

 

외로운 나그네는 막걸리 한 잔을 쭉 들이켜고 ‘여자의 빠마 머리같이 말려들어간’ 문어다릴 씹는다.

죽변은 오래전부터 제법 흥청거리던 어항이다. 여주인도 그 시절을 몸으로 살았으니 사연이 깊다.

“이 앞바다가 황금 어장이라요. 그 전에는 배가 말도 못하게 들어왔어요.”

 

술이 무르익는 시간. 어둠이 짙어질수록 죽변의 밤은 환해진다.

옆자리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던 선원은 외로움에 지쳤는지 차를 배달시켰다.

다방 아가씨는 커피를 따라주고 그녀도 한 잔 마시더니 바로 일어서 나가버린다.

선원은 다시 혼자 소주잔을 들이켠다. 죽변 항구의 밤은 깊도록 외롭다.

하지만 겨울 죽변에는 장치조림과 문어가 있어 삶은 다시 견딜 만하다.

외로움에 지친 이들은 겨울 죽변으로 가볼 일이다.

 

거제 외포항에서 맛볼 수 있는 생대구탕과 반찬

거제 외포항에서 맛볼 수 있는 생대구탕과 반찬

겨울 보약 같은 외포항 생대구탕

 

겨울철 별미를 맛볼 수 있는 또 한 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경남 거제다.

거제의 겨울은 대구철이다. 대구는 생대구탕이 최고다.

1년을 꼬박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 생대구탕. 겨울이 아니면 제맛을 볼 수 없는 것이 생대구탕이다.

한류성 어족인 대구는 12~2월이 제철이다. 지방이 적고 담백해 시원하고 개운하기 이를 데 없다.

대구에는 비타민 A, B와 간 기능 강화에 좋은 타우린도 풍부하다. 대구탕을 최고의 속풀이 술국으로 쳐주는 이유다.

특히 암컷보다는 수컷으로 끓이는 것이 좋은데 이리(흔히 곤이라고 하는)는 고소하고 부드럽다.

이리에는 무기질과 아르기닌이 많아 원기회복에 좋다.

입이 커 대구(大口)인데 그 큰 입만큼이나 탐욕스럽게 먹어대는 탐식성 어류다.

심지어 상어새끼나 제 알, 제 새끼, 돌자갈까지 삼키는 무자비한 식성의 소유자다.

한국 바다에는 동해대구와 황해대구 두 종류가 있는데 황해대구는 작기 때문에 왜대구라고 한다.

 

요즘은 다시 잡히고 가격도 많이 내렸지만 이 동해대구가 한때는 멸종위험에 이른 적도 있었다.

탐욕스런 대구의 식욕만큼이나 탐욕스런 인간의 욕심 때문이었다. 치어까지 마구 잡아들인 결과 대구가 귀해 금값이었다.

그래서 거제의 포구에서도 겨우내 대구 한두 마리 구경하기 힘든 적도 있었다.

대구 한 마리에 100만원이 넘어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렇게 귀해졌던 대구가 다시 잡히기 시작한 것은 15년쯤 전부터 거제시에서 꾸준히 치어를 방류해온 덕분이다.

이제 사람들은 다시 대구를 싼값에 먹을 수 있게 됐다. 거제시 장목면의 외포항이 겨울 동해대구의 집산지다.

거제 지심도 동백꽃을 보고 내도의 원시림도 걷고 돌아가는 길에 외포항 생대구탕 한 그릇을 먹으면 겨울 보약이 따로 없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생대구를 사다 직접 탕을 끓여도 좋다. 싱싱한 대구는 회로 먹을 수도 있다.

대구탕을 끓이는 법은 이렇다. 물이 끓으면 자른 무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자른 생대구와 이리를 넣고 소금으로만 간을 한다.

다른 채소는 나중에 넣는다. 그릇에 담아내기 전에 다진 마늘과 파, 풋고추와 붉은 고추를 잘라 넣으면 완성된다.

맑게 끓여야 시원하다. 고춧가루를 넣으면 탁해진다. 매콤하게 먹고 싶으면 청양고추를 넣으면 된다.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고 싶다면 겨울 외포항으로 가시라. 대물 대구들이 허기진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제윤 시인(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gilgu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