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정보

보양식 뱀장어

*바다향 2014. 9. 19. 21:52

 

 

계량에 봄이 들면 뱀장어 물때 좋아

그를 잡으러 활배가 푸른

결을 헤쳐 간다.


높새바람 불면 일제히 나갔다가

마파람 세게 불면 그때가 올 때라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탐진(현 전남 강진)에서 어민들의 삶을 표현한 시 '탐진어가'(1802년)의 일부다.

탐진강은 영암군 금정면과 장흥군 유치면 사이 국사봉에서 발원해 장흥군과 강진군을 지나 남해로 흐른다.

그 강에서는 지금도 간간이 자연산 뱀장어가 잡히고, 그 장어로 요리하는 식당이 대를 잇고 있다.

같은 시기 흑산도에 유배된 형 손암 정약전도 '자산어보'에 "모양은 뱀을 닮고 빛깔은 거무스름하며 뭍에서도 뱀처럼 잘

다닌다. 맛은 달콤하고 짙으며 사람에게 이롭다.

오랫동안 설사를 하는 사람은 이것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낫는다"라며 뱀장어를 소개했다.

 

강에서 충분히 자란 뱀장어는 반년에 걸쳐 태평양 깊은 바다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동한다.

그리고 알을 낳은 뒤 최후를 맞는다.

연어와 달리 바다에서 산란을 하고 강에서 자란다.

부화한 새끼는 아주 작은 댓잎 모양이다. 그래서 '댓잎뱀장어'라고 부른다.

●바다에서 산란·강에서 자라는 뱀장어

이 뱀장어는 어미와 반대로 1년에 걸쳐 약 3000㎞를 이동해 어미가 머물렀던 강으로 여행을 한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고 안내자도 없는 여행길이다. 강어귀에 이르면 손가락 정도의 길이로 자라 '실뱀장어'로 변한다.

이 비밀이 밝혀진 것도 불과 1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부들 중에는 뱀장어가 산란하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어와 뱀이 사랑을 나눠 새끼를 낳는다고 했다.

중국의 '조벽공잡록'에는 '가물치에게 그림자를 비추면 그 새끼가 가물치의 지느러미에 붙어서 태어난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우리가 즐겨 먹는 뱀장어는 실뱀장어를 잡아 양만장에서 키운 것이다.

한 마리당 500원에 거래되던 실뱀장어값이 몇 년 전에는 7800원까지 뛰었다.

댐 개발, 해양오염,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실뱀장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장어구이를 찾는 사람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모기장 같은 그물을 피한 실뱀장어는 6년에서 12년을 강에서 자란다.

그래서 '민물장어'라고도 한다.

그런데 장어요리집은 한결같이 '풍천'이라는 이름을 성씨처럼 달고 있다. '바람이 부는 하천'이라는 뜻이다.

강어귀는 강바람과 바닷바람이 교차하는 곳이다.

육지와 바다, 낮과 밤의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압이 교차하면서 부는 바람이다.

뱀장어가 서식하는 탐진강, 영산강, 금강, 인천강, 동진강, 만경강, 한강, 임진강 등이 그런 곳이다.

그래서 풍천을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하구 혹은 기수역이라고도 한다.

●'풍천장어' 유래를 아시나요

풍천장어는 그곳에 뱀장어가 서식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탐진어가'에서 '높새바람'과 '마파람'이 부는 탐진강 어귀가 곧 풍천이며, 대를 이어 장어집을 운영하는 전남 영산강 구진포,

전북 고창 인천강(선운사 입구), 익산 목천포도 마찬가지다. 이 중 '풍천마케팅'에 성공한 곳이 고창군이다.

심지어 이기화 전 고창문화원장은 "풍천은 '자연현상을 거슬러 역류하는 하천'으로, 인천강과 선운천이 만나는 곳이 그곳"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생강·후추·청주로 비린 맛 제거…어른은 구이·아이는 튀김이 '딱'

장어를 요리하려면 먼저 억센 뼈를 발라내야 한다. 칼집을 등에 넣어 내장과 뼈를 발라내고 머리를 자른다.

발라낸 살은 물로 깨끗이 씻어 밀가루를 듬뿍 넣고 바락바락 문질러 점액질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낸 다음 물기를 제거한다.

요즘에는 장어를 주문하면 손질해서 보내 주기도 한다.

장어는 구이, 튀김, 탕, 찜, 백숙, 덮밥 등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 먹는다. 익숙한 요리법은 구이다.

굵은 천일염을 뿌려 구운 소금구이, 된장을 발라 구운 된장구이, 고추장을 바른 고추장구이, 갖은 양념장을 만들어 바른 양념구이,

복분자구이도 있다.

특유의 비린 맛을 제거하기 위해 장어소스를 만들 때 생강이나 후추, 청주 등을 사용한다.

구운 장어를 먹을 때 식초에 발효시킨 양파나 생강 혹은 깻잎을 곁들여 먹으면 맛이 깔끔하다.

장어구이가 어른들이 좋아하는 요리라면 아이들에게는 팬이나 오븐에 장어를 구워 소스와 함께 야채를 곁들이거나

장어살에 튀김용 가루를 발라 바삭하게 튀긴 것이 좋다.

장어조림은 구이와 달리 양념이 장어에 스며들어 맛이 있다.

이때 간장, 고추장, 청주, 매실, 설탕, 다진 마늘, 으깬 생강, 참기름, 후추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손질이 잘된 장어를 반으로 잘라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그리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음 양념장을 넣고 조린다.

장어탕은 된장과 잘 어울린다. 발라낸 뼈와 머리를 소금물로 잘 씻은 다음 된장을 넣고 삶는다.

다 삶아지면 살며시 건져 뼈를 제거한 후 마늘을 넣고 다시 삶는다. 이때 간은 국간장으로 맞춘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시래기를 넣고 다시 끓인다. 시래기에 미리 양념을 해 두면 더욱 좋다.

장어를 통째로 넣어 끓이기도 한다.

장어 육수에 밥을 넣고 끓이는 장어죽이나 쌀을 넣고 만든 장어백숙도 권할 만하다.

좋은 장어는 미끈하고 눈이 투명하며 등이 회흑색이나 갈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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