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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제 잔재 '유치원' 113년 만에 '유아학교'로 바꾼다

*바다향 2020. 10. 9. 18:15

[EBS 저녁뉴스]

 

유치원과 국민학교가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국민학교는 지난 1996년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꿨지만, 유치원은 100년 넘게 쓰이고 있는데요.

훈민정음 반포 574돌 한글날인 오늘, 교육계에서는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꾸는 등 일제의 잔재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다시금 커지고 있습니다.

 

서진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우리나라의 첫 번째 유치원은 지난 1897년 일본인 자녀를 위해 세워진 부산사립유치원입니다.

당시 독일의 유아 교육기관인 '킨더가르텐'을 일본식으로 번역해 가르텐, 즉 정원이 됐고, 여기서 유치원의 '원'자를 따온 겁니다.

 

 

이처럼 유아 교육기관을 유치원이라는 부른 지 113년이나 지났지만,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인터뷰: 윤지영 대변인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바뀌고 이렇게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유치원은 거기서 많이 소외되어 있고…"

 

국회가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꾸는 법안을 추진합니다.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교육기관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강득구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교육위원회)

"유치원이라는 단어는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입니다.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꿈으로써 일본식 표현을 청산하고 이번에 공교육 체제 안에 우리 유아교육이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시작 단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일본식 표현을 순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서 쓰이는 수학여행, 백묵, 훈화 등을 각각 문화탐방, 분필, 도움 말씀으로 고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한만중 정책·안전기획관 / 서울시교육청

"올바른 언어를 통해서 우리의 민족의식이라든지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용어 사용에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공란’과 ‘잔고’를 각각 ‘빈칸’과 ‘잔액’으로 바꾸는 등 현행법에 만연한 일본식 용어 50개 손보기로 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