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코로나 휩쓴자리... 놈이 있었다. 플라스틱의 재습격

*바다향 2020. 6. 5. 17:30

카페 일회용기 한시 허용에
배달음식·언택트 쇼핑 늘면서
플라스틱 저감 노력 `물거품`

총선 때 수북이 쌓인 `비닐장갑`
새벽배송 과대포장 문제 심각
2년전 쓰레기 대란 벌써 잊었나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야적장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 마트 비닐봉지 사용금지 등 생활 속 대책부터 부표·어구 회수보증금제도를 도입하고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부표로 보급하는 등 해양 플라스틱 저감 대책까지 정부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서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2022년까지 30%, 2030년까지 50%로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던 노력들은 코로나라는 재앙 앞에 하나둘씩 물거품이

되고 있다.

코로나 종식 시까지 카페와 음식점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고, 건물에 들어설 때면 착용해 달라는 문구와 비치된 일회용 비닐

장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총선 때는 유권자들이 의무적으로 비닐장갑을 사용하기도 했다.

 

페트(PET) 재활용 업체인 새롬이엔지 경기 화성 1공장에 재생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페트가 쌓여 있다.

 

코로나 이후 80% 이상 증가했다는 배달음식은 온통 플라스틱 용기다.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 날이면 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늘어난 택배에서 나온 쓰레기는 또 어떠한가. 한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냉동식품을 주문하면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청양고추를 같이 시킨 적이 있다.

아침에 문 앞에 커다란 박스 두 개가 놓여 있어 또 다른 걸 시켰나 싶어 열어봤는데 박스당 냉동식품 하나와 청양고추

한 봉이 들어 있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각각 완충재와 보랭재 3개 그리고 물건 수십 개는 들어갈 것 같은 박스 두 개.

 

과대포장된 새백배송 택배.

 

`이거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물론 기업들도 노력 중이다.

SSG는 신선식품을 알비백(I`ll be back)이라는 재밌는 이름으로 불리는 아이스박스로 배달, 수거하는 형태로 포장재를

확 줄였고 마켓컬리는 보랭재 대신 얼음물을 넣어주기도 한다.

수거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자원순환센터와 재활용업체를 통해 원자재로 순환되지만 그 양은 수거 쓰레기의 20%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플라스틱 제조 원가가 하락하고 있어 재활용보다 새로 만드는 게 더 경제적인 상황이 돼

버렸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면서 판매처가 줄어든 것도 재활용 시장에는 타격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재활용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부분이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이다

 

2018년 `쓰레기 대란`을 기억할 것이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로 집 앞에 쌓여가던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더미를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의 명분을 찾은 지금, 미친 듯이 사용되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제2의 쓰레기 대란`을

몰고 오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일단 최대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배달 음식, 택배 서비스도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틀에 박힌 얘기.

이런 말도 중요하지만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개개인의 의식 변화여야 한다.

플라스틱을 쓸 때마다 죄책감이 들 정도로 극단적인 의식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이 문제는 코로나보다 더 큰 아픔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대박! 대박 사건! 새로운 섬을 발견했어. 우리나라의 7배 크기래."

오 탐정 사무소 단원들은 새 섬을 향해 출발, 열 밤이 지났지만 찾아야 할 섬은 보이지 않습니다.

쿵! 배가 뭔가에 부딪혀 손전등으로 비추어 보니 그건 바로 거대한 쓰레기 더미였어요.

"이런 세상에, 말도 안 돼! 이 섬은 쓰레기로 만들어진 쓰레기 섬이야!"

김은경 작가의 `플라스틱 아일랜드- 바다위의 쓰레기 괴물`은 태평양의 쓰레기 섬과 고통받는 해양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이 이야기가 작가의 상상이 아닌 현실이라는 데 우리는 두려움, 죄책감을 느끼고 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