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0/05/02/100883584.1.jpg)
서산 지방도 647호선은 자동차를 타고 달리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0/05/02/100883585.1.jpg)
소 방목이 시작되는 봄이면 벚꽃과 민들레 등 갖가지 들꽃이 목초지에 핀다.
![](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0/05/02/100883586.1.jpg)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벚꽃이 가득 피어 사찰을 감싼다. 벚꽃이 활짝 필 땐 사찰이 이렇게 화려해도 되
![](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0/05/02/100883588.1.jpg)
개심사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보원사지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운치 있기로 유명
한 곳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보원사가 있었던 터다.
통일신라 시대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원사는 100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1000여 명의 승
려가 수행했을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
고려 시대에도 융성했던 절이었지만 조선 시대에 폐사됐다.
조선의 억불숭유(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숭상함) 정책 때문에 폐사됐다거나 불이 나서 사라졌을
거라는 이야기만 전한다.
절터의 넓이는 약 10만 m², 축구장 13개 정도 규모다.
현재는 입구에 우뚝 선 두 개의 돌기둥인 당간지주와 5층 석탑, 법인국사탑과 탑비만 있을 뿐이다.
절터에서 출토된 신라와 고려 시대의 유물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됐다.
높지 않은 산줄기 사이에 터를 잡은 덕분에 햇빛이 들면 아늑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텅 빈 절터인데도 황량한 느낌은 덜하다.
녹색으로 물든 주변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찬란했던 옛 시절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물이 빠져야 걸어갈 수 있는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 때 창건된 작은 암자다. 밀물 때는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처
럼 보여 연화대로도 불린다.
간월도는 물이 빠져야만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다.
원래 태안군 안면읍에 속했지만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부석면과 연결되면서 서산시에 편입됐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간월암이란 암자가 이 섬의 전부인, 아주 작은 섬이다.
간월암은 물이 찰 때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비슷하다고 해서 연화대라고도 불린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이 암자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조선 시대에 폐사되었다가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했다.
물때를 잘 맞춰야만 간월암에 닿을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밀물 때 배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운항하지 않는다.
육지에서 간월암까지 1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물이 차면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이 간월암을 더욱 신비
롭게 만든다.
간월암을 둘러보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간월암에서 보는 주변 바다와 섬 풍경이 빼어나 계속 머물고 싶어진다.
물이 빠질 때는 갯벌과 갯바위를 오가며 산책도 할 수 있다.
붉은 노을빛을 배경으로 한 해질 무렵의 섬 실루엣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바다 위로 떠오른 달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깨달음을 얻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물이 빠질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섬이 서산에 하나 더 있다.
곰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 웅도란 이름이 붙은 섬이다.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하나 있는데 자주 바다에 잠기는 탓에 따개비 등이 다리에 붙어있다.
섬에 들어가면 나무 덱으로 만든 바다 산책길을 만날 수 있다.
섬에서 육지로 탈바꿈한 곳도 있다.
서산의 북서쪽 끝에 있는 황금산이다.
예전에는 섬이었지만 1980년대 후반 주변에 화학공단이 들어서면서 육지와 이어졌다.
황금산은 원래 항금산이라 불렸다.
금이 발견되면서 황금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서쪽 바위절벽에 금을 캤던 동굴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긴 어렵다.
산 정상에는 예로부터 풍년과 안전을 기원했던 당집을 복원해 놓았다. 요
즘도 이 당집에서 매년 봄 제향을 지낸다.
황금산은 해발 156m의 낮은 산이다.
30분 정도 걸어 산을 넘으면 코끼리바위와 몽돌해변이 있는 아름다운 해안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돌들로 이뤄진 몽돌해변에 서 있으면 파도가 들어가고 나갈 때 돌끼리 부딪치는 소리
가 파도 소리와 어울리며 오케스트라 화음처럼 들린다.
이곳에 코끼리바위가 있다.
코끼리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전국 여러 곳에 있는데 이 바위가 가장 코끼리를 닮았다고 한다.
코를 바다에 처박고 있는, 바닷물로 막 목욕을 시작하려는 모습이다.
나무 계단을 통해 코끼리바위 양쪽을 오갈 수 있다.
아름다운 서산의 풍경이 눈과 귀, 그리고 마음에 깊숙이 침잠할 뿐이다.
'국내여행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원고택ㆍ위봉산성ㆍ창포마을 (0) | 2020.05.10 |
---|---|
'바다 위를 걷는다'…포항 이가리 닻 전망대 새로운 관광명소 (0) | 2020.05.10 |
전남여행 스팟 (0) | 2020.05.03 |
보라색 향기 가득 신안 반월도…해상보행교 명물 예감 (0) | 2020.04.28 |
[여행] 삶의 쉼표를 주는 더딘 풍경 속으로.. 예산 (0) | 2020.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