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팔공산 '왕건의 길' 어둠이 내린 대구 동구 불로동고분과 붉게 물든 노을, 불을 밝힌 빌딩이 천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불로동은 공산전투에서 패배한 왕건이 도망을 가다가 '노인(장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한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노인 없는 불로동, 대패했다 파군재, 지혜로운 지묘동, 몰라 봤다 실왕리, 한숨 돌린 안심동, 반달 떴네 반야월, 홀로 앉아 독좌암, 얼굴 펴진 해안동.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는 왕건과 관련한 지명이 유난히 많다. 고려 태조 10년(927), 왕건은 후백제의 침공을 받은 신라를 구하기 위해 친히 군사를 이끌고 내려오다가, 경주를 약탈하고 되돌 아가던 견훤의 군사와 팔공산 일대에서 격전을 벌인다. 그때까지 승승장구하던 왕건의 군대는 공산전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