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이야기

아들을 잠시 국가에 맡기고...

*바다향 2009. 4. 20. 19:00

오늘.. 아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집을 떠나는 날....

 

하필이면 연일 짱이던 날씨가 오늘따라 추적.. 추적...

청승맞게 비마져 오는데...

난 아들을 잠시 국가에 맡기기 위해 빗속을 달렸다..

마음은 벌써부터 쨘함에 속으로 울며 울며...

 

멀지 않은 길이지만 길도 초행이구~

미처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라 일찌감치 집을 나섰더니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하여 시간이 한참이나 남아버려 난감했다..

전국 각지 먼곳에서 출발하여 우리 보다 먼저온 사람들도 꽤 보이고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우리는 일단 주차를 하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어슬렁 거리며 부대 밖으로 나가 보았다.

몇명의 아줌마 부대가 보이네?

무슨 일들인가?

즉석 가족사진 찍으라고 카메라 들이대는 아짐씨들이 있는가 하면..

식당에서 나와 사람들을 끄는 아짐씨들이 뒤섞여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우리도 이참에 가족사진 한장 찍을까?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더니 고개를 살레살레~

허긴... 평소에도 사진 찍는 걸 엥간히도 싫어하는 늠인데.. 바랠걸 바래야지~

하면서도 서운함은 어쩔수 없다.

그 동안도 사진 찍는걸 병적일 만큼 싫어하여 정말 변변한 사진 한장 없고마는...

처음으로 헤여져 있는거라 군대에 있는동안은 보고 싶어도 자주 못볼텐데,

사진한장 찍어주면 어디가 덧나냐? 나쁜넘 같으니..! 속으로만 궁시렁~ 궁시렁...

 

비오는탓에 날씨도 쌀쌀하고 어디 들여다 볼만한 곳도 못찾겠다 싶어 끄는대로

식당안에 자리를 잡았지..

한쪽 구석에 자리하고 우리 세 식구는 서로 한동안 못볼 얼굴들을 마주하고 당부할 말도 하고..

격려도 하고...

한동안은 울아들~저  좋아하는 치킨이나 삼겹살도 못먹겠구나 싶은게 얼마나 쨘하고 안쓰러운지..

간신히 추스리고 있는 감정이 울컥 울컥 쏟아지려 한다.

 

우리는 마지막 만찬으로 얼큰한 불낚을 주문하고

난 좀이라도 더 든든이 먹여 보내려고 아들~ 많이 먹어라~더 먹어라...

그러고도 시간이 많이 남아 차 속에서 잠시 쉬노라니 아들님 핸펀은 쉴새가 없다..

군대 잘 갔다오라는 친구들의 통화와 메세지~

 

드디어 집결 해야하는 시간이 되고 빗속에서 우왕좌왕 하며 사람들이 몰려 든다..

계속 쏟아지는 비가 야속 하기만 하다..

왜 하필이면 오늘이냐 말이다..

우리네 아들들은 이상하게 생긴 우비를 하나씩 받아들고 와서 어디가 앞인지 하며 찾아 입느라 부산~

잠시후에 아들들과 가족들과 인사를 하라는 멘트를 한다.

 

부모님~ 감사 합니다 잘 다녀 오겠습니다~ 건강 하십시요~

아들아~ 우린 너를 믿는다 더욱 강건해서 오니라...

그렇게 마지막 포옹을 하고 이젠 아들을 내어 줘야 했다.

그 마지막까지도 우린 다들 용하게 눈물을 참고 있었는데... 딸레미부터 줄줄..눈물이 흐르고

아들도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마네..

 

우리한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황급하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아서~ 한번만 더 안아 보려 했는데...

성급하게 불러 보지만... 그 소리는 빗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으로 스며 들고 말았다.

 

 

 

 

잠시뒤에.. 열중셔~ 차렷~ 하면서 아이들을 일렬 시키고

국기에 대한 맹세와 애국가가 불려진다.

그때서야 도착되는 아이들도 한 둘이 아니고...

마지막으로 좀이라도 더 보고자픈디... 내아들은 어느틈에 있는지 도통 알수가 없고 알아 볼 수도 없다..

 

내앞에 서있던 어느부부.. ㅇㅇ 안경하나 더 챙겨보냈나? 하는데

아차 싶으다

난 왜, 멋헌다고 내내 생각하고 준비 하려던걸 이쟈쁠고 있었다냐..?

렌즈라도 챙겨주던가 할것이지.. 달랑 안경 하나로 어특 할끄나..?

이 주길늠의 건망증을 으째야쓸까... 지늠도 무심하고... 이제와서 누굴 탓하리...

 

아이들은 구령에 맞춰 멀어져 가고 우리도 돌아서 와야 하는데

빗속에 떨궈놓고 오려니 참 마음이 허허롭고 발길이 무겁다..

아들아~ 엄만 니를 믿는다.. 잘 견디고 아프지 말그라~그

리고 군대 덕분에 살 좀 빠지고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 잘지내고 있을테니 걱정 하지말고~ 성실히 잘 견뎌 내거라~

너는 너 있는 곳에서 엄마는 집에서...

그렇게 우리 각자 주어진 곳에서 서로 잘 지내자꾸나...

그렇게 우리 서로의 걱정과 염려를 내려놓자....

아들아~다시 보는 날까지 안녕~~